"중국발 세계 최대 IPO 막아라"...美 '앤트그룹' 블랙리스트 추가 검토 중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지현 기자
입력 2020-10-15 10:2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실효성보단 상징성" 화웨이 제재 방식과 동일...트럼프 지지층 결집 목적

  • "조달목표 $360억·기업가치 $3000억"...알리페이 보유한 세계 최대 유니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중국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발표한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앞둔 상황이라 미국 정부의 견제 의도로 풀이된다.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사진=웨이보 캡처]


1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앤트그룹을 수출규제 대상(Entity List)에 추가하는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관련 기관들이 앤트그룹에 대한 제재 여부를 언제쯤 검토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명단에 오를 경우, 미국 기업들은 제재 대상 기업에 미국산 첨단 기술이 포함한 제품을 수출하는 데 제약이 생긴다.

앞서 작년 5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스마트폰 제조기업인 화웨이를 수출규제 명단에 올린 후 최근까지 제재 강도를 높이면서,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5세대(5G)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반도체 등의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규제 명단을 이용해 중국 기업들을 압박하는 데 이용해왔다"면서 "해당 방식이 앞선 화웨이의 경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앤트그룹에는 상징적 조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제조업체가 아닌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의 경우 직접적으로 미국의 첨단 기술이나 이를 포함한 제품을 수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체는 해당 조처가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들이 미국 투자자들을 향해 'IPO에 참여하지 말라'고 보내는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오는 11월3일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반중(反中)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하나인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앤트그룹의 IPO를 연기하도록 하는 옵션을 검토해야 한다"고 트럼프 행정부에 제언하기도 했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로이터의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앤트그룹 역시 함구 중이다. 다만, 앤트그룹 측은 앞서 자사 사업의 해외 비중은 5%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의 신화'로 통하는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은 '알리페이' 서비스를 보유해 텐센트홀딩스의 위챗페이와 함께 중국 전자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전자결제 뿐 아니라 대출 중개와 보험 판매, 자산운용 서비스도 제공한다. 사용자 규모는 전 세계에서 9억명 규모로 추산된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4년 모바일·온라인 금융사업을 총괄하는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을 설립하고 올해 6월 앤트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알리바바가 앤트그룹 지분의 33%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문투자사인 쥔한(君澣)과 쥔아오(君澳)가 50%가량의 지분을 소유했다. 다만, 쥔한과 쥔아오 역시 알리바바 창립자 마윈과 함께 알리바바·앤트그룹의 주요 임직원이 출자해 만든 회사다.

이에 따라 마윈 전 회장은 앤트그룹에 대해 50.5%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7월20일 마윈 전 회장은 중국 상하이거래소 커촹반과 홍콩거래소에서 앤트그룹의 동시 상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으며, 목표 조달액으로 350억 달러(약 40조원)를 제시했다. 이는 중국은 물론 세계 역대 최대 IPO 기록을 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IPO 금액인 294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아울러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를 2000억~3000억 달러(약 239조~344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어 '세계 최대 유니콘'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현재 앤트그룹의 구체적인 IPO 일정은 잇단 악재를 맞으며 지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인 13일 로이터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앤트그룹의 주식 상장에 대해 이해충돌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앤트그룹의 공모주 펀드 판매가 이달부터 금지된 자산운용사의 자회사 사업 연계 상품 판매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앤트그룹.[사진=로이터·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