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갱생. 과거 마오쩌둥이 입에 달고 살던 구호다. 외세 도움 없이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함을 주장했다. 대북제재 장기화로 위기를 맞은 북한 김정은도 즐겨 쓰는 단어다. 쇄국의 대명사로도 불린다.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죽음의 길뿐이라고 했다. 1992년 88세 노구를 이끌고 한달여간 직접 광둥성 선전 등 남쪽을 돌며 개혁·개방 의지를 과시했다. 남순강화(南巡講話)다. 덩은 “개혁·개방은 과감히 시도해야지, 전족한 여인처럼 걸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시진핑도 선전을 찾았다. 2012년 말 공산당 총서기 취임 후 세 번째다. 신(新) 남순강화다. 그는 '더 높은 수준의 자력갱생과 개혁·개방'을 주문했다. 자력갱생은 요즘 미국과의 갈등 속에 재등장한 구호다. '덩'으론 경제를 잡고 '마오'로는 미국을 잡겠다는 셈. 역사적으론 살짝 모순의 냄새가 나는, 양손에 칼자루를 쥔 시진핑. 중국 미래 5개년 발전계획엔 '쌍칼 검법'이 숨어 있나. 곧 열릴 19차 5중전회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관련기사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