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도 감사'하다더니...180도 변한 유승준의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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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재 기자
입력 2020-10-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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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들도 시간 내서 악플 다느라 수고가 많다. 관심이라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모두 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다" (2019년 10월)

작년 10월, 유승준(43·미국명 스티브 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튜브 채널 개설을 알렸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 금지 조처를 당하고 18년 가까이 한국 땅을 밟지 못하며 나름의 마음 고생을 했을 그로선 다소 신선한 모습이었다. (물론, 이조차도 '뻔뻔하다'고 보는 시선도 존재했다)
 

작년 10월, 유승준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한국 팬들과의 소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사진=유승준 유튜브 채널]

당시 유승준은 "왜 진작 유튜브와 같은 소통의 통로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래도 늦게나마 이렇게 시작하게 돼서 너무 좋다. 혼자 좋아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많은 관심 가져줘서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영상 속의 그는 부쩍 기분이 좋아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때마침 그가 한국 땅을 다시 밟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법원이 그의 비자 신청 거부 판결을 17년만에 뒤집은 것.

그간 입국이 거부된 채 해외에서만 활동해야 했던 유승준은 2015년 9월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해 10월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당초 1·2심은 "유승준이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해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적법한 입국 금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비자 신청 거부는 적법한 조치임을 재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같은 해 10월 11일 대법원 3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이로써 유승준이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이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왔든 유승준.

하지만 그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한국 국경을 넘어오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입국이 성사되기 위해선 여전히 거쳐야할 관문이 많다. 외교부와 법무부, 그리고 병무청 등 각 기관들이 그의 귀환에 대해 여전히 유보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승준을 아직 용서하지 못한 국민 여론도 여전히 무시못할 크기로 남아있다.
 

"저 미국인은 우리말을 참 잘하는구만..." 모종화 병무청장은 끝내 군필자들의 편에 섰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유승준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모종화 병무청장이 자신에 대한 입국금지가 유지돼야 한다는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사진=유승준 인스타그램]

유승준이라는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그래서 가장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국가 조직의 공식 입장에 대한 반박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보장된 자유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모순이 숨어있다. 그는 국가를 저버렸지만 국가는 그를 저버려선 안된다는 함의가 그것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유승준에게 분노와 항의를 담은 댓글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탈세, 돈벌이하려고 들어오지 말고 미국에서 살라”고 했다.

여기에 유승준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가면 누가 세금 면제해준다고 하더냐. 미디어만 믿는 개,돼지 중 한 명이구나”

또 "겸손히 사과하고 여론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댓글에는 오히려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너희가 여론이니(웃음)?"
 
그는 자신에게 부정적인 내용의 댓글을 작성한 이들에게 부쩍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악플조차도 고마운 관심이라며 쿨한 모습을 보였던 1년 전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사진=유승준 인스타그램]

이후 유승준은 "뒤에서는 다들 참 용감하다"며 애국자 많아서 대한민국 문제 없다"고 비꼬기도 했다.
 

[사진=유승준 인스타그램]

댓글 대응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후 유승준은 “삭제가 아니라 댓글이 지저분해서 리플 자체를 닫은 것뿐"이라고 가름하며 “소모전 이제 그만. 안녕. 나도 조금 흥분한거 인정. 그래도 사랑해”라고 글을 남겼다.

그의 거취에 대해선 저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하나 확실한 것은, 이 불필요한 '소모'를 발생시킨 것도, 이를 18년 가까이 이어온 것도 단 한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진흙탕 싸움 끝에 혼자 능숙히 흥분을 가라앉히며 그는 손을 털고 돌아섰다. 남겨진 흥분, 아니 분노는 또다시 대중들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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