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라운지] 유통 '원톱' 강희태에 '뉴롯데' 미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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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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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BU장-롯데자산개발 대표-에프알엘코리아 이사

  • 유통 관계사 전권 거머쥐며 '뉴롯데' 드라이브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진=롯데쇼핑 제공]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롯데쇼핑 대표이사)의 손에 롯데그룹의 주업인 '유통 사업'의 미래가 달렸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강 부회장은 올 상반기 △롯데그룹 유통BU장 △롯데쇼핑 대표이사 △롯데 싱가포르 법인 사내이사 △롯데 홍콩법인 사내이사를 맡은 데 이어 하반기부터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 △에프알엘코리아 사내이사까지 추가로 맡기 시작했다. 

강 부회장의 손이 닿지 않는 롯데그룹 유통 특수관계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야말로 유통 사업의 전권을 쥐게 된 셈이다. 넓어진 활동반경에서 강 부회장은 무너진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을 일으켜 세울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게 됐다.

오프라인 점포 효율화 및 구조조정에 한창인 강 부회장에 힘을 싣고, 지주 조직에서 담당하던 사업들을 분리해 현장 실무 중심의 BU(사업부)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조치다.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는 부동산 개발사업 및 MD 경험을 가진 이광영 전 대표이사가, 에프알엘코리아의 사내이사는 황각규 전 부회장이 맡던 자리다.

올 7월 강 부회장이 지휘봉를 잡게 된 롯데자산개발은 지배구조 상으로 보기에는 롯데쇼핑과 별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롯데쇼핑과 매우 밀접한 계열사다. 롯데자산개발은 잠실 롯데월드몰과 은평·수지·김포공항·수원 등 롯데몰 4곳, 롯데피트인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주전공은 '부동산 개발·투자'다. 매출 비중은 유통이 60%, 부동산 개발이 40%를 차지한다.

강 부회장이 롯데자산개발 대표를 겸직하면서,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점포 효율화 및 구조조정을 본격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향후 3~4 간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 가운데 30% 수준인 200여개의 비효율 점포를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인데, 일부 폐점 점포 부지에 주상복합이나 오피스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때 롯데자산개발의 주역량을 접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 롯데쇼핑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택건설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주택 및 재개발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롯데쇼핑과 롯데자산개발은 광주광역시 첨단지구의 롯데슈퍼 부지를 '힐스테이트 첨단'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는 협력을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강 부회장은 올 9월 에프알엘코리아 기타비상무이사로 임명됐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지분 51%)과 롯데쇼핑(49%)이 한국 유니클로 사업을 위해 2004년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롯데쇼핑이 에프알엘코리아의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영향력이 없었다. 일본과의 합작회사인 만큼 지주에서 직접 관리했으며, 신동빈 회장과 황 부회장이 이 회사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황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지주와 실무를 분리하는 차원의 작업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부회장은 지난 6월 새로 취임한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와 함께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의 반등을 꾀할 전망이다. 지난해 에프알엘코리아는 매출액이 31.3% 감소했고, 2000억원에 달했던 순이익도 19억원 적자전환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10여곳 이상 폐점했다. 직원수는 올해 기준 전년 대비 38.8%나 줄었다. 그러나 최근 유니클로는 부산 범일점, 스타필드 안성 등 연달아 신규 매장을 내며 반등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올 8월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단의 힘이 빠지고 세대교체가 됐다는 평가가 있지만 강희태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면서 "그만큼 롯데가 주업인 유통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고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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