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방문한 서울시 도봉구와 노원구 일대 다수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사이 무인 점포를 차리기 위한 소형 상가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다수의 사장 말을 종합하면 한 무인 점포에서 나오는 한 달 순수익은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 사이로 추정된다.
종합해보면 보증금을 뺀 실투자금으로 2500만원 정도면 점포 한 곳에서 웬만한 직장인 월급 이상의 돈을 얻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도봉구에서 무인 편의점 3곳을 운영하는 30대 A씨는 “아이스크림이 주요 상품이라 지금 비수기인데, 한 곳당 평균 250만원 정도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노원구에서 2곳을 운영 중인 50대 B씨는 “임대료 지출이 없기에 상당한 고수익이 보장된다“며 “가격 경쟁력으로 유인 점포를 압도하는 만큼 매출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하철 1호선 녹천역 인근에만 최근 한달 새 무인 편의점 두 곳이 문을 열었다. 아이스크림 가격은 바로 옆 편의점 대비 두 배가량 저렴했다.
예를 들어 가장 저렴한 메로나 아이스크림이 400원이었는데, 바로 옆 편의점에서 계산해보니 1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식이다.
공인중개사들은 소형 상가 문의가 최근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권리금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 상가가 많아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도봉구 C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우리 가게 옆에 점포를 냈는데, 장사하는 걸 보니 내가 하나 차려야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잘 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무인 점포 옆에 4평짜리 가게가 나오니까 또 무인 점포하겠다는 사람들 문의가 많았는데, 도의적으로 같은 업종이 들어오는 건 안 된다며 고사했다“고 부연했다.
C공인중개사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도 한 달여 전에 무인 편의점이 생겼다. 이곳 역시 소형 상가를 찾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하철 7호선 노원역으로부터 걸어서 10분 떨어진 상계주공 아파트 단지 일대 D공인 대표도 “오늘 오전에 무인 점포 계약을 하나 끝냈다”며 “지금 대기 수요자도 붙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 전체 중대형 상가 평균 공실률은 지난 2017년 1분기 9.5%에서 2020년 2분기 12%로 상승했다. 10곳 중 1곳은 비어있는 상태인 셈이다.
도봉구 C공인 대표는 “기존에 주거지에 묻혀 외면받았던 소형 상가가 무인 점포로 재활용되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인기가 없었기에 나중에 권리금을 붙여 수익을 더 높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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