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KIND)을 보면 올해 하반기(7월 이후) 신규 상장기업은 31개(스팩제외)로 나타났다. 이들 새내기종목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는 평균 36.08%로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100%를 기록한 기업은 11개로 전체의 35.48%에 달한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를 기록한 종목은 빅히트를 필두로 △카카오게임즈 △한국파마 △이루다 △제놀루션 △티에스아이 △에이프로 △신도기연 △위더스제약 △에스케이바이오팜 △마크로밀엠브레인 등이다.
시초가가 높게 형성되면 대규모 물량을 배정받은 기관과 외국인이 수혜를 받는다. 차익을 위해 장 시작과 동시에 매도할 경우 본전 이상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대규모 물량이 시장으로 풀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다.
또 추가로 풀리는 의무보유 주식들도 문제다. 1개월 안에 의무보유 기간을 마치고 시장에 풀리는 기관투자자 보유 빅히트 주식은 총 152만7000여주다. 이는 기관이 배정받은 총 3384만6000여주 중 35.68%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1만3000여주는 의무보유 기간이 15일, 26만2000여주는 1개월이다. 현재 유통 가능한 빅히트 주식이 약 670만주임을 고려하면 이의 약 23%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장에 새로 추가된다는 얘기다.
또 상장된 보통주 외에 상환전환우선주 88만8000여주도 언제든지 보통주로 전환돼 추가 상장될 수 있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공모주 청약시장이 크게 활성화된 가운데 개인들이 배정받는 물량은 큰 변화 없이 20%에 불과하다”면서 “시초가가 높게 형성되면 대규모 물량을 배정받은 기관과 외국인들만 유리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청약 경쟁률이 치열해 지면서 개인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주식이 얼마 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의 경우 증거금 1억원을 넣었을 때 12주를 배정받았다. 빅히트는 공모주 청약 당시 최종 경쟁률은 606.97대 1로 1억원의 증거금을 넣으면 2주만 받을 수 있었다.
정부와 정치권은 개인이 배정받는 공모주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공모주 물량 20%에서 소액 투자자가 불리한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우량공모주의 일반투자자 배정비율을 확대하고 소액투자자에 대한 우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 시행될지 여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년 IPO시장이 올해보다 큰 만큼 빠른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내년 IPO를 앞두고 있는 대어급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과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SK증권은 이들 6개 업체의 총 기업가치는 약 78조원, 공모규모는 약 15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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