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LCC] 무더기 해고에 단식투쟁까지..."버틸 길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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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10-2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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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생존절벽에 내몰렸다. 이미 이스타항공은 600여명의 직원을 무더기로 해고한 상황이다. 신생 LCC들은 첫 취항을 하기도 전에 무급휴직,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최근 릴레이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사측이 이스타항공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앞서 무산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악의적 임금체불과 운항중단이 있었고, 정부가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월 26일까지만 해도 이스타항공은 5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2월에는 운항승무원 등 22명을 신규로 채용할 정도로 상황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을 체불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또 노조는 "정부는 기업결합심사와 코로나19 긴급자금지원 심사 과정에서 악의적 임금체불과 운항중단을 알고서도 용인했다"며 "부정축재와 세금탈루 혐의 고발, 임금체불 진정, 4대보험료 횡령 고발 등에 대해 수사도 처벌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사즉생의 각오로 이스타항공과 직원들의 일자리를 되살려놓고 되돌아오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 의원이 탈당 이후에 책임감 있는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등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플라이강원은 이달부터 절반 이상의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에어프레미아도 첫 취항을 하기도 전부터 일부 직원이 무급휴직 중이다. 원래 발급이 예정됐던 청주기반의 에어로케이는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이 지연 중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역시 11~12월 두 달간 무급휴직에 돌입한다.

대부분 LCC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와 달리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도 어려운 상황이다. 기안기금 신청요건을 충족하는 LCC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두 곳뿐이다. 기안기금은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수 30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건비를 줄이는 등 비용감소에 나서온 LCC들이 지원금과 비축 현금을 모두 고갈할 경우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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