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속 트윈데믹(Twindemic: 비슷한 두 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에 따른 독감 백신 수요 증가로 종근당, GC녹십자 등은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반면 한미약품·대웅제약 등은 3분기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높아진 제약·바이오 업계 위상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중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지난해 말 24개사에서 41개사로 17곳이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1조원 넘는 전체 기업이 지난해 말 220개사에서 총 219개사로 1곳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제약 업계의 성장세가 가파른 셈이다.
특히 종근당은 가을철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가 같이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로 자사의 폐렴구균 백신 수요가 증가하면서 3분기에 최대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3분기 예상 매출액은 3378억원(전년 대비 20%↑), 영업이익은 385억원(66%↑)으로 추정된다.
GC녹십자도 트윈데믹 우려로 급증한 독감 백신 수요에 따라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GC녹십자가 생산하는 독감 백신은 지난해보다 약 47% 증가한 775억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독감 백신의 높은 마진율이 3분기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GC녹십자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은 4286억원(16%↑), 영업이익은 553억원(51%↑)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 시험이 진행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GC녹십자의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고, 위중증 환자 치료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치료제 효과가 입증된다면 향후 GC녹십자의 4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씨젠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코로나19 진단 시약 매출이 늘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3분기 예상 매출액은 3030억원(865%↑), 영업이익은 1875억원(2639%↑)이다. 4분기에도 장비 매출 증가와 계절적인 성수기가 예상되면서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일부 기업은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사노피로부터 기술 반환된 당뇨병 치료제의 연구개발비용을 3·4분기에 일괄적으로 인식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은 2756억원(3.7%↑), 영업손실은 266억원(적자전환)으로 추산된다.
다만 한미약품은 이번에 발생한 기술 반환 등 악재가 반영되기 때문에 내년 실적은 기저효과, 경구용 파클리탁셀인 오락솔, 트리플 어고니스트 기술 이전 기대감 등으로 영업이익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성분 '알비스'의 잠정 판매 중지, 메디톡스와의 소송 비용 지출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예상 매출액은 2272억원(6.3%↑), 영업이익은 12억원(55.7%↓)으로 예측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과 관련해 "균주 출처 관련 소송비용 45억원과 알비스 재고자산 상각으로 약 100억원이 지출돼, 영업이익 흑자폭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4분기 및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 실적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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