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은 지난 2013년 104억4100만 위안(약 1조7817억원) 규모에서 2018년 144억8500만 위안(약 2조4717억원) 규모까지 빠르게 성장했다. 오는 2023년에는 200억 위안(약 3조412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남성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외모에 민감한 중국의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 지우링허우(90後·1990년대 출생)와 링링허우(00後·2000년대 출생)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며 '화장하는 남자'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가진 '블루 오션'으로 꼽는다.
중국 로컬 화장품 기업들도 남성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1월 론칭한 중국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 리란(理然)은 론칭 1년도 채 되지 않아 4차례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리란이 설립 이래로 여태까지 투자 받은 액수는 거의 1억 위안(약 171억원)에 달한다. 중국 양대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인 즈란탕(自然堂, CHANDO)은 지난 2018년 남성 화장품을 출시하며 올해까지 남성화장품 1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로레알, 시세이도, 유니레버 등 글로벌 브랜드도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7월 자체 브랜드 비디비치에서 '비디비치 옴므 블루 밸런싱 스킨케어'를 출시했다. 지난해 타오바오·티몰 남성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클렌징폼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을 주목해 클렌징폼과 에센스 스킨, 로션 등 기초 화장품을 앞세웠다.
LG생활건강은 '보닌' 등 남성 브랜드를 별도로 론칭하지는 않았으나, '후', '숨' 등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주요 럭셔리 브랜드에서 남성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색조 화장품 부문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시장조사업체 중국산업정보(中國産業信息)는 소셜 네트워크(SNS)에 많이 노출된 95년생 이후 출생 남성 소비자의 약 18%가 BB나 CC크림을, 약 8.8%가 아이브로우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타오바오·티몰 플랫폼 남성용 메이크업 제품 판매액은 3억3000만 위안(약 5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7.9% 증가한 수치다.
국내 뷰티 기업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남성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비레디'를 티몰 글로벌관을 통해 중국 시장에 선보이며 Z세대 남성을 공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남성 화장품 브랜드 '브로앤팁스'를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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