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에 이어 P2P(온라인투자연계) 금융시장에서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P2P시장 신뢰도 추락으로 기관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P2P업계 1위(잔액 기준) 업체인 피플펀드는 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유진투자 등 국내 증권 3사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3사의 PE(프라이빗에쿼티)부서는 피플펀드에 대한 시리즈 투자를 위해 지난 1월 이 회사의 자산실사를 진행해 7월 초 완료한 후 투자 검토에 들어갔지만, 최근 투자에 나서지 않기로 최종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피플펀드는 '개인신용 분산투자' 상품 500억원 규모의 잔액에 대한 차환 계획에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피플펀드 측은 증권 3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이 상품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개인신용 분산투자는 전북은행과 손잡고 내놓은 피플펀드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투자자의 투자금을 전북은행이 관리하는, 업계 유일한 '은행통합형 모델'이었다. 하지만 투자 만기(6~12개월)와 대출 만기(12~60개월)가 일치하지 않아, 투자만기가 돌아오면 신규 투자자를 모집해 기존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차환해 왔다. 지금까지 이 상품 연체율이 0%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다.
그런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이 만기 불일치 상품 취급을 금지했고, 피플펀드는 온투법 시행일(8월 27일)을 앞둔 지난 6월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신규투자자 모집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잔액 차환을 위해 피플펀드가 기관투자자 유치에 공을 들였는데, 증권 3사가 발을 뺀 것이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증권 3사는 600억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었다. 피플펀드의 개인신용 분산투자 상품 월별 차환 잔액은 △11월 161억원(상품 수 11개) △12월 159억원(9개) △내년 1월 51억원(4개) △2월 31억원(3개) △3월 28억원(3개) △4월 37억원(3개) △5월 31억원(2개) 등 총 498억원 규모다.
피플펀드 측은 "차환은 이상 없이 진행된다"는 입장이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글로벌 IB(투자은행)로부터 투자가 진행 중이며, 국내 금융기관 2곳과도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당초 피플펀드가 예상한 IB의 투자 개시 시점은 지난 9월이었으나, 현재까지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플펀드 측은 "최종 투자 시점은 연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약 380억원을 다른 투자한 글로벌 금융 기관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확정지었고, 해당 금액으로 만기 도래 채권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서로 강한 투자 요청을 하고 있어, 현재 당사가 기관 선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지난달 말 기준 대출잔액 2758억원으로 업계 1위 업체인 피플펀드는 지난해 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53억원 손실) 대비 영업이익 적자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57억원에서 76억원으로 커졌다. 피플펀드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8억원 규모로, 전년(45억원) 대비 크게 축소됐다.
한편 피플펀드 개인신용 누적대출액은 지난 8월 대비 9월 말에 4100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부동산담보대출은 152억원 늘었다. 피플펀드는 지난해 10월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금융혁신' 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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