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한전, 5년간 전력다소비 대기업에 요금혜택 7조원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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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0-10-2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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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다소비 50대 기업, 5년간 산업용 계시별요금제로 받은 전기요금 할인 7조원

한국전력공사가 제공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 계시별 요금제의 혜택이 대기업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5년간 한전이 손해를 감수하고 50대 전력 다소비 기업에 제공한 요금 혜택만 7조원이 넘는다. 그 부담은 중소기업과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국회의원은 22일 산업부 종합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을 대상으로 산업용 전기 요금 혜택이 일부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돌아가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력다소비 50대 기업이 지난 5년간 한전으로부터 받은 경부하요금 특혜는 약 7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전이 요금 혜택 제공을 위해 추가지출한 손해액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전력 소비 상위 50개 기업은 경부하 시간대에 사용전력을 54%를 집중하며 소비량 대비 적은 요금을 납부했다. 실제로 5년간 50대 기업의 전력 소비량은 23.9%를 차지했지만, 한전에 납부한 요금 비중으로는 21.1%에 불과했다.

대기업에 값싼 전기를 공급하는 동안, 한전은 전력 부족으로 단가가 높은 발전기까지 돌리며 손해를 봤다. 김 의원은 "초과수요 대응을 위해 값비싼 첨두발전기를 돌리면서 발전단가가 급등하여, 한전은 구입단가에 20원씩 손해보며 산업용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2017년도 경부하 시간대 한전의 산업용 전기 구입가와 판매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5년간 한전은 50대기업의 전기요금을 위해 최대 6조5000억원, 10대기업을 위해 최대 4조원(산업용(을) 고압C 요금 선택시) 규모의 밑지는 장사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전기요금 혜택을 본 기업은 철강업체인 현대제철로, 5년간 최소 6753억원의 계시별 요금 혜택을 받았다. 그밖에도 삼성전자가 6240억원, 포스코도 5326억원의 혜택을 받아 상위 3사가 5년간 약 1조8000억원의 산업용 계시별 요금 혜택을 쓸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이 시장의 가격 신호를 왜곡하면서 제도의 본래 목적인 수요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5년간 산업용 전력소비량이 5.7% 상승하는 동안 50대 기업은 8.7%, 10대 기업은 9.7%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50대 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의 전력소비량 증가율은 3.6%에 불과하다. 저렴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대기업들의 전력소비량이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가정용 전기보다도 비싼 금액으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성환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산업용으로 판매된 전기요금 단가는 107.0원/kWh으로 주택용 113.1/kWh보다 약 6원 저렴했지만, 이 중 50대 기업을 제외하고 단가를 계산했을 때는 114.6원/kWh로 주택용 단가보다 비싼 전기료가 부과됐다.

김 의원은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산업용 전기요금 혜택을 받기 위해 조업 시간을 조정하기 쉽지 않아 혜택을 받기 어렵다. 현재 산업용 전기 계시별 요금제는 사실상 대기업에 싼 전기요금혜택을 위해 중소기업이 더 많은 전기요금을 부담하게 하는 꼴이다. 한전은 대기업에 특혜를 부여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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