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국회의원은 22일 산업부 종합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을 대상으로 산업용 전기 요금 혜택이 일부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돌아가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력다소비 50대 기업이 지난 5년간 한전으로부터 받은 경부하요금 특혜는 약 7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전이 요금 혜택 제공을 위해 추가지출한 손해액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전력 소비 상위 50개 기업은 경부하 시간대에 사용전력을 54%를 집중하며 소비량 대비 적은 요금을 납부했다. 실제로 5년간 50대 기업의 전력 소비량은 23.9%를 차지했지만, 한전에 납부한 요금 비중으로는 21.1%에 불과했다.
대기업에 값싼 전기를 공급하는 동안, 한전은 전력 부족으로 단가가 높은 발전기까지 돌리며 손해를 봤다. 김 의원은 "초과수요 대응을 위해 값비싼 첨두발전기를 돌리면서 발전단가가 급등하여, 한전은 구입단가에 20원씩 손해보며 산업용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장 많은 전기요금 혜택을 본 기업은 철강업체인 현대제철로, 5년간 최소 6753억원의 계시별 요금 혜택을 받았다. 그밖에도 삼성전자가 6240억원, 포스코도 5326억원의 혜택을 받아 상위 3사가 5년간 약 1조8000억원의 산업용 계시별 요금 혜택을 쓸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이 시장의 가격 신호를 왜곡하면서 제도의 본래 목적인 수요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5년간 산업용 전력소비량이 5.7% 상승하는 동안 50대 기업은 8.7%, 10대 기업은 9.7%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50대 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의 전력소비량 증가율은 3.6%에 불과하다. 저렴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대기업들의 전력소비량이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가정용 전기보다도 비싼 금액으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성환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산업용으로 판매된 전기요금 단가는 107.0원/kWh으로 주택용 113.1/kWh보다 약 6원 저렴했지만, 이 중 50대 기업을 제외하고 단가를 계산했을 때는 114.6원/kWh로 주택용 단가보다 비싼 전기료가 부과됐다.
김 의원은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산업용 전기요금 혜택을 받기 위해 조업 시간을 조정하기 쉽지 않아 혜택을 받기 어렵다. 현재 산업용 전기 계시별 요금제는 사실상 대기업에 싼 전기요금혜택을 위해 중소기업이 더 많은 전기요금을 부담하게 하는 꼴이다. 한전은 대기업에 특혜를 부여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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