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내달 3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했던 '전략적 인내' 대북 전략을 이어갈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 정부의 대응에 따라 차기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이 장관은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를 답습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문에 "한국 정부가 미국과 얼마나 긴밀하게 소통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당선 시 차기 정부가) '오바마 3기'로 (북한 문제를) 접근할 수도 있지만 '클린턴 3기'가 될 가능성도 있으니 예단은 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당시 한국 정부와 북한의 태도를 고려한 차선책이었을 수 있다'는 이 의원에 지적에 대해 "그런 시각이 실제로 꽤 있다"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이어 "한국 정부 입장이 어떻게 되느냐를 바이든 정부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을 것"이라고 언급, 한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한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또는 치료제가 개발될 경우 남북 보건의료협력에 적극 나설 필요성이 있다고 피력했다.
이 장관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거나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하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중심으로 보건의료협력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자세로 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렇게 되면 북한도 경직된 방역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맞이할 수도 있다. 북한이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며 모든 것을 닫아건 상황과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등장할 때 보다 능동적으로 보건의료협력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코로나19 관련 남북 보건의료협력에 대해 "북한을 돕는 것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스스로 코로나19, 그 외에 보건 방역태세를 스스로 강화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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