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제21대 국회 국정감사 기간 4선 의원의 관록미를 보였다.
박 의원은 지난 7일부터 외교부와 통일부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나마나 한 정쟁 대신 정책 비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업 외교관 출신 의원으로서 현직 대사들에게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외교통'으로 유명한 박 의원이 전문 분야에서 역량을 가감 없이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이 장관은 "우리가 시 주석의 역사적 평가에 대해 동의하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라며 답변을 피했다.
박 의원은 또 이 장관에게 한국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미국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하던 도중 6·25전쟁을 '양국(한·미)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고 표현했다가 중국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맹폭격을 받은 데 대해 "BTS의 발언이 문제가 있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큰 문제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BTS에 대한 비난은) 전체 중국의 입장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 장관에게 "북한은 '매'처럼 나오는데 장관은 '비둘기'처럼 평화와 종전선언을 말한다"며 "'부엉이'처럼 눈을 뜨시고 북한이 어떤 집단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올바르게 이끌어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박 의원은 이틀 전인 21일 열린 주중국 한국대사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에게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중국산 군용품이 대거 등장했다며 사실 관계 파악을 요청했다.
그러자 장 대사는 "중국에서 들여온 것이라는 사실 확인이 어렵지만 계속 확인하겠다"면서 진위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또 장 대사에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관련 문제가 시 주석 방한에 걸림돌이 되느냐'고 지적, "시 주석의 방한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사드와는 무관한 것 같다. 일부 한한령 있는 것은 코로나19와는 관련이 없는데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계속 (중국 측과) 이야기하고 있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지난 14일 화상으로 열린 재외공관 국정감사에서도 박 의원은 조현 주유엔 대사에게 "북핵 해결 없이 추진하는 종전선언을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지지할 것으로 보느냐"고 질의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3일(한국시각)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지지와 협력을 호소한 이후 외교가에서는 정부가 북한 비핵화보다도 종전선언을 우선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조 대사는 "지금 종전선언 자체가 비핵화의 해결 없이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느 하나를 성취하기 위해 어느 하나를 희생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통일부 국감에서도 이 장관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져 "당연히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한반도 종전선언을 둘러싼 일각의 우려를 일축한 셈이다.
이밖에도 박 의원은 한·미 동맹을 경시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이수혁 주미대사에게 "한·미관계 최전방에 계신 사람으로, 마치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기능적 중립을 선택해야 한다는 오해를 부르지 않느냐. 국가를 대표하는 한국 대사로서 좀 더 신중하고 절제된 발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무고시 11기에 합격해 외교부에 입부한 박 의원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공보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지난 16, 17, 18대 국회 당시 서울 종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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