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의료기기 사업에 진출해 글로벌 회사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2011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메디슨은 GE헬스케어,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강자와 경쟁하며 한국 의료기기 시장을 이끌고 있다.
2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 의료기기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은 최근 3년간 안정적 실적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음파 영상 진단기기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2011년 벤처 1세대 기업이었던 메디슨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고 사명에도 삼성을 추가했다.
인수 초반 고성장이 예상됐던 삼성메디슨은 한동안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각각 246억원, 252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보급형 제품군을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지난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 인수 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SW)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영상의학과·산부인과와 현장진단에 걸친 다양한 분야에서 AI와 정보기술(IT)·이미지처리·반도체·통신 기술을 의료기기에 접목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돕는 초음파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진행한 인텔과 협업 역시 AI와 의료기기 사업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삼성의 전략이다. 삼성메디슨은 AI를 적용한 유방암 진단 보조기기를 위해 10년 전부터 병원과 협약을 맺어 임상 관련 빅데이터를 모아 8년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턴 북미영상의학회에 영상의학과용 초음파 진단기기를 공개했고, 초음파기기에 유방암 진단 보조·엑스레이 판별 보조·뇌출혈 진단 보조 등 AI 진단 보조 기능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초음파 기기 내 ‘에스 디텍트 포 브레스트’ 기능은 AI 기술을 적용해 유방 초음파 이미지에서 선택된 병변의 특성을 분석해준다는 평가다. 약 1 만개의 초음파 진단 데이터를 학습해 병변 유무 판단을 돕고 비숙련 의료진의 유방암 진단 정확도를 높여줄 수 있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메디슨 시절에 작은 규모의 산부인과 등 병원을 공략했다면, 삼성에 인수된 후 초기엔 프리미엄 개발에 힘썼다. 현재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AI기술, 영상처리기술, 신호처리 기술 등을 프리미엄과 보급형 제품 모두에 적용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AI 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7월 영국 컨설팅 업체 옥스퍼스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총 5073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특허를 보유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엔 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평가받는 승현준(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 교수를 삼성 AI 사업을 총괄하는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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