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to the future> 필자 박상철 교수 =이제 120세 시대로 나아가는 지금. 노화(老化)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박상철 교수의 ‘100 to the future(백, 투더 퓨처)’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박 교수는 서울대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뒤 30년간 서울대 의대 생화학과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화세포사멸연구센터와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을 역임했고, 현재 전남대 연구석좌교수로 활동 중입니다. 노화 분야 국제학술지 ‘노화의 원리’에서 동양인 최초 편집인을 지냈고 국제 백세인연구단 의장, 국제노화학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노화 연구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노화이론을 세운 그의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소개됐습니다.
<100 to the future>는 100세까지 보편적으로 사는 미래에 대비하자는 의미로, 영화 '백 투더 퓨처'의 미래 귀환 뉘앙스를 차용한 시리즈 제목입니다. 이제 우리는 100세 시대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앞당겨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필자는 그 길어진 삶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건강하고 풍요로운 내일에 대해 실감나게 짚어나갈 계획입니다. <편집자주>
불로장생을 실현하기 위해 인류는 불로초를 찾고 불로장생술을 습득하고 불로촌에서 사는 꿈을 꾸어 왔다. 그 중 특별한 식품을 통해 불로장생을 이루는 일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래 지금까지 추구되어 왔다. 오늘날에도 석학이나 구루(Guru)가 앞장서서 특정 식품을 불로초라고 강조하면 불로장생을 추구해 왔던 인류는 이러한 유혹에 쉽게 휩쓸리기 마련이다.
또 다른 불로초 식품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비타민이다. 20세기 초까지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질, 단백질 세 가지 뿐이었는데 영국의 풍크(Cashimir Funk)가 1911년 각기병 유발에 관여하는 수용성 보조인자를 분리해 내어 비타민이라고 명명하였다. 이후 미국의 맥컬럼(Elmer McCollum)은 결핍되면 눈병을 유발하고 성장을 저해하는 물질을 분리하여 비타민A로 부르고 풍크박사의 비타민을 비타민B로 명명하였다. 이후 비타민C, D, E 등이 차례로 발견되면서 연구성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더욱 식품가공과정에서 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에 비타민섭취를 추가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하고 경제대공황, 제1,2차 세계대전 등의 위기상황에서 영양보충을 위한 비타민 첨가 강화 식품들이 차례로 등장하였다. 모건(Agnes Fay Morgan)은 비타민 복합체의 어느 성분이 부족하면 실험용 쥐의 털이 하얗게 변해 버림을 관찰하였고, 엔스버커(Stefan Ansbacher)는 그 성분이 바로 PABA(para-aminobenzoic acid)라고 하여 회춘의 샘 성분을 찾았다고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대항해 시대 수많은 선원들이 괴혈병에 의해 사망하게 되지만 레몬쥬스나 신선한 채소에 의하여 치유될 수 있음이 밝혀졌고, 이를 항가리의 게오르기(Szent-Györgyi)박사가 추출하여 아스코르빈산(a+scurvy)이라고 불렀고 이후 비타민C라고 명명되었다. 비타민C는 생체대사에 중요한 보조인자로 기능하며 면역세포에 농축되어 식균작용과 사이토카인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차례로 밝혀졌다. 더욱 식물에 다량 함유해있고 수용성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항산화기능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생리물질로 관심을 끌었다. 또한 열에 취약한 성상 때문에 신선한 재료와 생식을 주장하는 집단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비타민C는 당대 최고 석학으로 존경을 받던 폴링(Linus Pauling)박사가 ”비타민C와 감기, 독감”, “비타민C와 암” “기분이 더 좋아지고 장수하는 법” 등의 저서를 통해 건강장수를 위해 비타민C고용량 요법을 추천하고, 스스로 매일 12,000mg을 복용한다고 하여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대규모의 역학조사가 추진되었으나 기대했던 효과에 크게 미치지 못하였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비타민이 질병을 예방하고 생리기능을 보완하고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비타마니아(Vitamania)가 되어가고 있다. 요구르트뿐 아니라 일반 비타민이나 비타민C의 경우도 모두 노벨상을 수상한 석학들이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의학적 검정을 하지 않고 권장하게 됨에 따라 일반인에게 얼마나 많은 파문이 일게 되었는가 되새겨 보아야 한다. 구루들의 검정되지 않은 발언은 일반인에게는 그대로 신화가 되어 파급되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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