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文정부 외교·안보 인사 미국행 조롱…강경화·이도훈, 내달 방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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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10-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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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메아리', 정부 외교안보 당국자 방미에 "쓸개빠진 추태"

  • 강경화 장관, 美 방문 추진…방미 시기, 美 대선 이후일 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 미국 대선이 26일 기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 선전 매체들의 대남(對南) 비난이 잦아지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고위급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인사와 접촉하는 것에 날을 세우고 있다.

북한이 한·미 간 밀착을 비판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결정 이후 관영 매체는 물론 선전 매체들도 대남 비난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최근의 움직임은 주목받을 만하다.

북한 선전 매체 ‘메아리’는 26일 ‘쓸개 빠진 추태’라는 기사를 통해 남측 외교·안보 당국자들의 연이은 미국행을 비난하며 한국이 외세 즉 미국에 의존해 명줄을 이어가고 있다고 조롱했다.

메아리는 “지난 9월부터 (남한의) 외교부와 청와대, 국방부 등 여러 고위당국자가 미국의 문턱에 불이 달릴 정도로 경쟁적으로 찾아다니고 있다”면서 “외세에 의존해서만 명줄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자들의 쓸개 빠진 추태”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남조선 언론,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들의 미국 행각 목적은 다름이 아니라 ‘한미동맹 불화설’을 잠재우기 위한 데 있다고 한다”며 “다시 말해서 미국이 요즘 ‘너희들이 딴생각을 품은 게 아니야’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데 불안을 느낀 남조선 당국이 상전의 노여움을 풀어주기 위해 외교·안보 관계자들을 줄줄이 미국에 파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시 제정신이란 꼬물만큼도 없이 외세에 의존해서만 명줄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자들의 쓸개 빠진 추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동맹관계’에 대해 이해관계와 목적의 공통성으로 맺어지는 연합이나 긴밀한 관계라고 정의하며 ‘한·미동맹’에 관해선 “미국의 침략전쟁에 총알받이로 군말 없이 나서야 하는 ‘전쟁동맹’,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미국이 철저히 틀어쥔 불평등한 예속 동맹일 뿐”이라고 했다.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특히 “외세를 하내비(할아비)처럼 섬기며 비굴하게 처신하니 미국이 더 업신여기고 ‘방위비 분담금’ 증액,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의 영구화, 남한 강점의 미국 훈련장 보장 등 무거운 부담만 지워서 돌려보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의 외교·안보 주요 인사들의 미국 방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9월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9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16~20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7일 등 정부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각각 미국을 찾아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이달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14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의 제52차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비슷한 시기에 미국을 찾아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등을 만났다.

내달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 본부장의 방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현재 폼페이오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방문 시기는 11월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본부장은 강 장관의 미국행에 동행하는 방안으로, 방미 일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11월 방미 일정이 확정되면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미국을 찾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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