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이 뭐길래] 재계, 높은 실적보다 ‘사회적 가치’ 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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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10-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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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그야말로 ‘ESG 경영’에 완전히 꽂혔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ESG는 기업의 비(非)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투자시장에서 ESG 경영에 열을 올리는 기업이 예전보다 더 많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 요즘 투자자들은 과거처럼 회사가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 높은 실적만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과연 어떻게 돈을 벌고 쓰며 회사를 꾸려가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투자한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얼마나 높이고 있는 지를 주목한다. 이는 곧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ESG 경영이 최근 기업 경영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은 공개 서신을 통해 “투자 결정시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블랙록의 깜짝 선언에 글로벌 IB(투자은행) 업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투자사들도 잣대를 달리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ESG 성과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었고 이로 인해 투자 유치를 원하는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전력이 최근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의 석탄 발전소 프로젝트로 인해 타격을 받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네덜란드공적연금(APG) 지난 2월 6000만 유로(약 790억원)의 한전 지분을 매각하고 투자를 회수한 것. 블랙록도 이를 마뜩찮게 여기고 자금 회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코로나19 확산 직후 영업점·유통센터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코로나 여파로 영업이 중단된 소매상들의 제품 대금 납부를 연기해주면서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당연히 주가도 코로나 이전보다 뛰어올랐다.

이를 의식한 듯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ESG경영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종합등급 평가를 보면, 최근 대기업들이 얼마나 ESG에 몰두하는지를 알 수 있다.

최태원 회장 주도로 ESG 경영에 가장 선도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SK그룹은 계열사 3곳이 최고 등급인 A+(매우 우수)에 이름을 올렸다. SK주식회사와 SK텔레콤이 지난해부터 A+를 유지하고 있는 SK네트웍스와 함께 최고 등급에 랭크됐다. SK하이닉스, SK디스커버리, SK가스 등은 A등급에 올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효성그룹은 2017년 취임한 조현준 회장이 ESG 강화에 열의를 보이면서, 계열사 3곳이 ESG 평가에서 A+ 등급에 올랐다.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등 효성그룹 계열사 3곳이 A+를 받았고, 지주사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A(우수) 등급에 자리했다. 지주사 전환 2년만에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도 선방했다. 지난해 우수 이상 등급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등 4곳이 A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CJ그룹도 약진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CJ프레시웨이가 A등급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CJ, CJ대한통운, CJ CGV,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등 5개사가 A등급에 신규 포함됐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과 미·중무역전쟁 등 대내외적 경영 리스크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환경 투자, 사회적 책임 수행, 지배구조 개편 등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곧 투자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앞으로 ESG경영의 고삐를 더욱 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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