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6개 금융펀드는 전날 기준 최근 1개월간 평균 수익률 12.5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주식형펀드(942개) 수익률 3.38%에 비해 두드러지는 성과다.
금융펀드는 전체 44개 테마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이 기간 금융펀드 다음으로 좋은 성과를 낸 농산물펀드(9개) 수익률은 8.52%에 그쳤다. 4차산업펀드(36개·5.78%)와 소비재펀드(32개·5.33%)도 금융펀드 수익률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이익을 냈다. 반대로 해외 금융펀드는 수익률 -1.83%로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금융펀드 성과는 근래 들어 더 좋아졌다. 최근 일주일간 9.14%에 달하는 수익을 냈고 전날 하루 수익률만 2.31%에 달했다. 올초만 해도 금융펀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급변하는 시장 환경으로 성과가 부진했었다. 여전히 연초 이후 수익률은 -8.95%를 기록하고 있다. 1년·2년·3년 손실률도 저마다 2.81%, 3.90%, 17.86%에 달한다.
금융펀드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양호한 3분기 실적과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배당매력도가 부각된 영향이 크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지난주(19~23일)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며 "전반적인 금융주 실적 기대감에 은행과 보험, 증권 관련주가 한 주간 각각 9.8%, 8.0%, 6.0%씩 올랐다"고 했다.
그는 "특히 기관의 경우 금융 업종을 3591억원어치 순매수한 가운데 은행 업종을 2607억원으로 코스피 안에서 가장 많이 샀다"면서 "연말을 앞두고 대표적 배당주로써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이 큰 대외 환경 덕에 금융펀드 랠리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재윤 연구원은 "특히 올해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으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우려와 이란과 러시아의 대선 개입 뉴스 등이 전해지고 있고, 미국∙유럽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도 주가의 방향성을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기대감도 호재 가운데 하나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미국 장기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며 "대규모 국채 발행과 이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일각에서는 블루웨이브가 나타날 경우 미국 10년물 금리가 1%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가 예상되는데 과거 이런 시기에는 은행주의 주가상승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금리 상승 기대감이 커질수록 순환매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며 "물론 기대감을 배제하고 현 경기 지표와 상황을 냉정하게 감안하면 추세적인 금리 상승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많지만 주가는 기대감을 먹고 미래 예상되는 현상과 흐름을 선반영하는 특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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