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주52시간제 계도기간 연장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신노동연구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주52시간제, 중소기업의 현장실태와 연착륙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300인 미만 기업에 1년간 부여된 주52시간제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조선업 사내협력사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주52시간제 현장실태와 문제점 진단, 보완책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의 발제자로는 △이정 한국외국어대 교수(신노동연구회 대표)와 △황경진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권혁 부산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나섰다.
이정 교수는 "고용노동부 데이터를 보면 선박건조·수리 등 조선업협력사들은 공정 특성상 특정 기간 집중적인 노동력 투입이 필요하고 고객 주문에 따라 수주가 이루어지므로 근로시간의 변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조선업 협력사 근로자의 월임금은 △100-299인 사업장에서는 10.2%(33만원), △30-99인 사업장에서는 6.2%(19.5만원)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황경진 연구위원은 "조선업 협력사 근로자들의 가장 큰 이직 원인이 연봉으로 나타난 만큼 주52시간제로 임금이 낮아지면 타산업으로의 인력유출과 임금감소에 따른 노사갈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권혁 교수는 "50~299인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유예기간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필요하다”며 "조선업은 공기가 지연되는 경우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근로자수가 생산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일 경우 등 근로시간 제한의 예외를 인정하는 독일식 단기 특별연장근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 이후에는 △김희성 강원대 교수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 △홍종선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 팀장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 △장현석 고용노동부 임금근로시간과 과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정토론이 이뤄졌다.
김희성 교수는 "우리나라는 인력활용의 유연성이 매우 낮아 연장근로가 경기상황에 따라 산출량을 조절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인 만큼, 근로시간의 탄력운용이 필수적”이라며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리고, 근로시간 계좌제 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프랑스 등이 시행하는 근로시간 계좌제는 근로계약상의 근로시간을 초과하면 초과시간만큼 휴가기간을 늘리고, 근로시간에 미달하면 기업이 요구할 때 미달시간만큼 초과근로를 하여 정산하는 제도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지 못한 중소기업을 위해 추가적인 계도기간 부여가 필요하다”며 "제조업 강국인 독일, 일본 모두 연장근로를 1주로 제한두지 않고 일정 범위 내에서 노사가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월간(또는 연간) 연장근로의 사용한도를 정해놓고 노사가 합의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종선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 팀장은 "획일적인 근로시간제도로는 주52시간 준수에 한계가 있으므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함께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사용기간 개선이 이뤄져야 하며, 법률개정을 통한 특별연장근로제도의 경영상 사유 완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는 "조선 산업은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가지는데 불황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청장년층 취업기피로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크다”며 "생산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인력수급이 어려운 직종(도장, 사상, 족장 등)만이라도 특별연장근로의 예외직종으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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