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지난 20일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육군본부와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차세대 군용 표준 플랫폼이 적용되는 2.5t과 5t 중형표준차량에 대한 상세설계검토(CDR) 회의를 했다고 28일 밝혔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진행된 세부설계 내용을 최종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공유하는 등 후속 개발 절차를 이어가기로 했다.
◆연내 중형표준차량 시제품 제작··· 2024년 배치
기아차는 연내 중형표준차량 시제품 제작에 착수, 내년에 정부의 시험평가를 받을 계획이다. 이후 규격화와 초도 생산 시험 등의 과정을 거쳐 2024년부터 군에 배치해 전력화한다는 목표다.
이번 중형표준차량 개발 사업은 군과 기아차가 5년간 공동 투자해 현재 운용 중인 2.5t과 5t 군용 표준차량을 대체하고, 5t 방탄 킷 차량을 신규 개발하는 사업이다. 기아차는 작년 12월 말 육군과 사업 계약을 맺은 뒤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중형표준차량은 7ℓ급 디젤 엔진과 자동변속기, 브레이크잠김방지시스템(ABS), 바퀴공전제동장치(ASR), 후방주차보조, 어라운드뷰, 내비게이션, 열선시트를 비롯한 각종 안전·편의장치 등 최신 상용 기술이 대거 탑재된다.
기아차는 신규 차량을 모듈화해 각종 무기 체계 탑재 등 후속 파생차 개발에 대비하고 차별화된 군용 특수사양과 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의 베어샤시(차체 프레임에 엔진 등의 주요 구동 장치를 부착한 반제품)를 활용해 차량 위쪽이 개방된 오픈 탑 구조의 경량 고기동 차량(ATV)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콘셉트카도 선보인다. 개발이 완료된 ATV는 군용은 물론이고 산업용, 레저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아차는 전기차(EV) 전용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공군 비행장 등 군 기지 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에 대한 선행 연구를 검토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전투 지역에서 다양한 물자를 보급하는 무인 수송차량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군용차량 개발과 비상발전기 보급도 검토 중이다. 수소연료전지는 대용량의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군용차에 적합한 기술로 꼽히고 있다. 기아차는 먼저 군수 차량용 발전기를 개발 공급하고, 레이저포 등 첨단 무기 체계가 탑재된 미래형 군용차에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1973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래 현재까지 9개 차종, 100개 모델, 14만여대의 군용차를 공급했다. 1995년에는 궤도형 전술차량 'BV206'을 스웨덴 업체와 기술협력을 통해 생산했고, 2001년 15t급 구난차 및 중장비 수송차량(트랙터)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면서 소형급부터 대형급까지 아우르는 군용차량 풀 라인업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2016년에는 0.25t과 1.25t 차량을 대체하는 국내 최초의 다목적 전술차량인 소형전술차량을 탄생시켰다.
기아차 관계자는 "군수 사업은 국가에 기여해 공익을 실현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소량 생산 체제 특성상 개발과 서비스가 쉽지는 않지만, 고객 중심의 마음가짐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용 중형표준차량을 적기에 개발하고 전력화함으로써 우리 군의 사기 진작과 전투력 향상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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