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변심] 10월 '팔자' 전환...1兆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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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0-10-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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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주식시장에서 줄기차게 사들이던 개미(개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팔자'로 돌아섰다. 순매도액은 1조원이 넘는다. 통상 연말은 양도소득세를 피하려는 수요로 개인 매도세가 몰리는 시기지만, 올해는 내년 양도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요건 강화를 앞두고 있어 갈수록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에서 개미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1조1126억원을 순매도했다. 월별 기준 개미가 매도 우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개미는 '사자'를 유지해왔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순매수한 금액은 45조353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저마다 27조4117억원, 20조8681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코스피지수는 개인이 사실상 이끌어온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개미 투심 악화 배경에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 확대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개인 투자자가 대주주로 분류되는 기준을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하향 조정해 납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시점 보유한 주식을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대주주 지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결제일을 고려해 12월 마지막 거래일 2거래일 전(올해는 12월 28일)까지 초과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내년 4월 대주주에 해당하는 투자자가 관련 주식을 매도해 발생한 수익(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관련 주식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일 경우 30%, 1년 이상일 경우 25%가 각각 부과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며 "그럼에도 개인 수급이 약화되고 있는 요인은 개인 대주주 양도소득세 이슈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2010년 이후 대주주 총 5차례 대주주 기준이 강화될 때마다 개인투자자의 매물 압력이 커졌다"며 "개정안 적용 직전연도 4분기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평균 4조5000억원 매도 우위를, 코스닥에서는 평균 2000억원가량 매도 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과거보다 과세 대상 적용 범위가 더 크게 확대돼 매도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가 과세 대상자 비중이 과거보다 높은 점을 고려하면 연말 대주주 양도세 대상 확대에 따른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개인 매매 비중이 80~90%대를 상회해 개인 수급 민감도가 높은 코스닥뿐만 아니라 지난 15년간 40~50%대를 유지했던 코스피도 올해 67%까지 확대돼 개인 수급 변동에 이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주주 기준 확대로 인한 추가 과세 대상자(개인별 과세 가정) 보유금액 추정 규모도 2020년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41조6000억원으로 2017년 6조원, 2019년 5조원보다 약 35조원 이상 많다"며 "이 수치는 2019년 말 기준으로 추정했기 때문에 올해 60조원 가까이 유입된 개인 자금 규모를 고려하면 추가 과세 대상 금액은 41조6000억원보다 높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뿐만은 아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잔고 부담과 당국의 대출 규제와도 관련이 높아 보인다"며 "정부가 연말까지 신용대출을 월 2조원 한도로 규제한다는 방침인데 2018년 이후 가계 신용대출과 개인 투자자 순매수 규모는 꽤 유사하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출 규제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여력을 낮추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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