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한국에서 처음 열린 ‘VBA 2020 KOREA’ 환영사를 맡았다. VBA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제대로 측정하고, 회계에 새롭게 반영하기 위해 설립된 글로벌 기업 연합체다. 회장사는 세계 1위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이며, SK와 노바티스가 부회장사를 맡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SK가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렸으며, 유튜브 채널로도 실시간 중계됐다. 세미나에서는 정부와 관계기관, 세계적인 석학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ESG 성과 측정 노력이 제도권에서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실질적 논의를 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 EU대사도 직접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최 회장은 온라인 환영사를 통해 “이제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에서 벗어나 ESG를 기업 경영에 고려해야 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닌 규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논의는 기업 혼자서 할 수 없기에 VBA가 탄생했고, 사회적 합의를 위해 정부와 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30일에는 경북 안동에서 열리는 ‘21세기 인문가치포럼’ 개막식 기조강연자로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경상북도·안동시 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도 그는 줄곧 강조해온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과 SK의 활동상황을 전할 예정이다.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과의 특별대담도 진행한다.
최 회장이 SK그룹 주관 포럼이 아닌 외부포럼의 연사로 나선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올해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공식 세션에 참석한 것이 전부다.
재계는 이처럼 대외활동에 속도를 내는 최 회장이 차기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락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강력한 리더로서 최 회장만 한 인물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대한상의 회장은 관례에 따라 서울상의 회장이 겸직해 맡는다. 서울상의 회장은 삼성전자, 현대차, LG, SK 등 5대 기업을 포함한 주요 그룹 서울상의 회장단이 선출해 총회에서 추대한다. 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역대 대한상의 회장은 두산, CJ, 쌍용 등이 맡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LG 최고 수장 중 최태원 회장이 맏형이라 대한상의 회장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이건희 회장 별세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세대교체 속에서 최 회장이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줄곧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 중요성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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