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자리에 오피스텔이?…집이 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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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0-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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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 직격탄 오프라인 점포 팔고 신사업에 투자

[사진=홈플러스 제공]

집이 돈이 되는 시대다. 대형마트 부지에 주상복합과 같은 주거시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대부분 구조조정 매물을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자)가 사들여 개발하는 식이다. 일부는 해당 그룹사가 재매입해 부동산으로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직격탄과 온라인에 유통 주도권을 내준 대형마트는 매출 부진에 시달린 영향이다. 올해만 전국에서 20곳이 넘는 대형마트 점포가 문을 닫을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폐점 결정과 함께 최근 부동산 개발회사에 매각된 홈플러스 탄방점은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됐던 주상복합 대신 높이 46층, 5개동 규모의 오피스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자가 건축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점이 결정돼 매각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 둔산점은 주상복합 건설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마찬가지다. 2017년 폐점한 울산 학성점 부지에 들어선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빌리브 울산'은 이미 분양을 마쳤다. 이 아파트는 이마트 계열사 신세계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이마트 부평점은 주상복합 '부평 지웰에스테이트'로 탈바꿈했다. 이마트 대구 시지점 부지에도 지상 46층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이 들어섰다. 이마트 덕이점 부지에도 공동주택 건설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향후 3~4 간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 가운데 30% 수준인 200여개의 비효율 점포를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인데, 일부 폐점 점포 부지에 주상복합이나 오피스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임차 매장이던 롯데마트 수지점을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되사들여 부동산 개발에 나섰다. 

롯데마트 대구 칠성점은 이르면 오는 12월31일 문을 닫는다. 이 부지에는 지난 5월 서울 한 시행사가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며 사업계획승인을 요청했고, 지난 8월28일 교통영향평가가 조건부 수정 의결됐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대지면적 9695㎡에 오피스텔 46가구, 아파트 460가구 등 지하 4층 지상 49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마트 구로점도 대림코퍼레이션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철거 후 오피스텔 또는 지식산업센터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사가 잘된다면 노후 점포라도 리모델링해 영업을 유지하겠지만 마트를 찾는 고객은 갈수록 줄고 있고, 반대로 마트가 위치한 부지에 대한 상업적 가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점포 팔아 신사업에 마중물
대형마트는 넓은 부지, 높은 용적률과 핵심 생활권에 위치해 입지 경쟁력을 갖춰 주거용 부동산 개발에 용이하다. 게다가 상업지역은 주거지역보다 용적률 등 규제가 느슨해 고밀 개발에도 유리하다. 디벨로퍼들이 대형마트 부지를 찾는 이유다.

유통업체는 당장 자산유동화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등으로 소비트렌드가 급격하게 온라인으로 옮겨간 만큼, 오프라인 점포를 팔아 온라인 사업 등 신사업에 마중물을 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대형마트 입장에선 우수한 입지 경쟁력을 활용해 더 많은 매각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개발이익 배분 방식을 고려하면 알짜 매장이라도 매물화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유통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기존 자산들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세일앤리스백(자산 매입 후 임대프로그램), 리츠 등 여러 형태로 자산 유동화를 해왔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업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기 때문에 자산 유동화를 거친 후 이커머스나 신사업으로 재투자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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