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시 지하철 역사 중에서 스크린도어가 없는 곳은 1호선 창동역이 유일하다. 민자역사 개발사업에 스크린도어 설치가 포함돼 미리 설치할 경우 비용이 낭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본래 창동역 민자역사 개발과 함께 (스크린도어가) 설치됐어야 했지만, 개발이 지연되면서 현재까지 왔다”며 “앞으로는 투신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과 함께 스크린도어 설치가 미뤄지는 사이,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창동역에서 발생한 투신사고는 총 10건에 달한다.
자살 없는 서울지하철을 만들겠다며 12년 전부터 서울시가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키로 한 후 투신사고가 급격히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 1월 2건에 이어 4월과 이번달 각 1건까지 총 4건의 사고가 발생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사고 외에 단순 부딪힘으로 인한 부상도 잦은 상황이다.
이날 방문한 창동역은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열차를 기다리는 중 안전선을 넘어간 승객들이 상당수 보였고, 일부는 안전바를 지지대 삼아 휴대전화를 하기도 했다.
스크린도어 설치 소식에 가장 기쁜 건 지하철 기관사들이다. 평생 짊어질 심리적 부담이 극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 전동차 기관사인 A씨는 "스크린도어가 없으면 승강장에 진입할 때부터 심리적인 부담이 심하다"며 "투신자의 눈을 마주한 기억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코레일 소속 25년차 기관사 B씨도 "철도는 자동차와 달리 방향을 틀어서 사고를 피할 수 없어서 무력감과 트라우마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승강장 들어올 때 시속이 40㎞ 정도 되는데, 아무리 제동거리를 짧게 하려고 해도 도저히 피할 수 없다"며 "동료 중에는 수년째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오전 11시 48분께 지하철 1호선 창동역에서 발생한 사고에서도 열차가 승강장의 절반가량 진입했을 때 60대 남성이 투신해 정차할 시간이 없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당시 열차에는 승객 200여명이 타고 있었다. 119가 도착해 사고현장을 정리하는 데 약 20여분이 걸렸고 낮 12시 5분부터 후속 열차가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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