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소통법]① 이원 생중계·화상 인터뷰…영화계의 '거리 좁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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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1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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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진행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언론시사회 현장, 황정민이 화상 인터뷰로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해 초 창궐한 코로나19는 소통 방식에도 큰 변화를 안겼다. 유례없는 바이러스 확산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

우리는 단절 속에서 새로운 소통법을 터득했다. 넷플릭스 등 OTT 이용에 의지하기 시작했고, 여행도 '랜선'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즐기며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고 있다. 틱톡 등 새로운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수행하는 각종 챌린지도 마찬가지다. 비대면 공간 속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사회화 방법, 위드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우리가 걷기 시작한 길이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장기화로 각계에서는 여러 소통의 방법을 고안 중이다. 우리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다.

영화계도 다르지 않다. 일상을 찾기 위해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영화 개봉을 미루며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다. 대개 문화계가 그렇듯 영화계도 관객과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여러 목소리를 듣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며 나름의 방법으로 관객과 '거리 좁히기'에 몰두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소통의 변화'는 프레스 행사다.

영화 개봉 전 통상 세 가지 프레스 행사가 진행된다. 영화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제작보고회,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영화를 오픈하는 시사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영화를 파헤치는 인터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며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자 영화계는 비대면으로도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가장 먼저 실행된 건 '온라인 생중계'였다. 지난여름 영화 '사라진 시간' '#살아있다' '소리꾼' 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작보고회를 생중계해왔다. 오프라인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문제는 '소통'에 있었다.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제작진은 행사 하루 전날 질문을 취합해 진행자에게 전달했다.

코로나19 시국에 걸맞은 행사였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현장감이 떨어지고 새로운 내용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시사회의 경우는 더욱 심각했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질문을 미리 취합하다 보니 겉핥기식 대화나 초점이 맞지 않는 이야기가 오갈 수밖에 없었다. 영화를 보고 궁금한 점을 풀어나가야 했지만 짜 맞춘 질문과 답변으로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화상 연결로 기자간담회 참석한 배우 황정민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여러 문제점에 부딪히자 영화사 측은 새로운 소통 방법으로 '라이브 컨퍼런스'를 내놓았다. 그간 내한이 어려운 외국 영화 감독이나 배우들이 국내 취재진과 만나기 위해 실시간으로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던 방식이었다.

지난 6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황정민이 실시간 화상 인터뷰로 취재진과 만났다. 당시는 대면 기자간담회가 가능하던 때였지만 영화 '교섭' 촬영차 요르단에 체류 중이었던 황정민은 화상 연결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영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측은 실험적으로 기자간담회 전체를 라이브 컨퍼런스로 진행했다. 사전에 받은 질문이 아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게 돼 반응이 좋았다.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이 성공적인 행사를 진행하며 영화 '돌멩이' '담보' '도굴'도 비슷한 형식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시사회를 개최한 영화 '도굴'은 대면 기자간담회와 동시에 이원 생중계로 많은 취재진과 만날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돼 상영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상영관 당 50명 내외로 모여야 하기 때문에 여러 관으로 나누어 기자간담회를 생중계한 것이다.

인터뷰의 방식도 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며 서면 인터뷰와 화상 인터뷰도 진행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영화 '사냥의 시간' 등이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나 화상 인터뷰도 난항을 겪었다. 다대일 인터뷰기 때문에 대화가 중첩되거나 끊기는 일이 빈번해졌다. 질문과 답변할 때만 마이크를 켤 수 있어 대화를 주고받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영화 인터뷰도 비대면으로 진행[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영화사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며 결국 대면 인터뷰를 선택했다. 화상 인터뷰의 한계와 소통의 어려움을 겪으며 내린 결론이었다. 영화 '소리도 없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도굴' 등이 대면으로 진행하되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인원수 제한, 좌석 간 거리두기, 비대면 투명 가림막 등을 설치 등 철저한 방역을 거듭하며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 완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프레스 행사 외에도 관객과의 대화(GV), 무대 인사 등을 할 수 있게끔 다양한 방법을 내놓고 있다. 영화계는 이원 생중계나 실시간 채팅 등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코로나19 종식은 먼일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영화계는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할 예정. 하루빨리 '일상'을 되찾고 평범한 '소통'을 하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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