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27)가 시즌 무관의 한을 풀었다. 고대하던 시즌 첫 승을 거두고 환하게 웃었고, 지난 10월 작고한 큰아버지와 몸이 좋지 않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보였다.
장하나가 1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핀크스 골프클럽 동·서 코스(파72·6684야드)에서 종료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6000만원)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장하나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가을의 여왕'이라는 명성을 이어갔다. 생애 첫 승(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상금이 커서 골든먼스(Golden Month)라 불리던 지난해 10월 2승(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등 KLPGA투어 통산 13승 중 7승을 가을(9~11월)에 수확했기 때문이다.
우승 직후 장하나는 환한 미소와 함께 세 번의 세리모니를 했다. 첫 번째는 우승을 확정 짓는 퍼트를 넣고, 두 팔을 하늘 위로 뻗었다. 두 번째는 선수들의 축하 속에 꽃 세례를 받았다. 세 번째는 그린에서다. 퍼터를 들고 홈런 타자처럼 야구 스윙을 선보였다.
이어서 방송 인터뷰에 응했다. 미소를 보이던 장하나는 갑자기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는 "큰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슬펐다"고 울먹였다.
우승자가 거치는 모든 행사를 마치고 프레스룸에 들어온 장하나는 다시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우승한 것 같다. 오랜만에 들어왔다"고 외쳤다. 이어서 "10월에 많은 일이 있었다. 많이 다치고, 큰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많은 안 좋은 상황들이 있었지만, 극복한 것 같다. 그래서 좋고, 행복한 날이다"고 설명했다.
20년째 골프를 치고, 프로로서는 11년 차인 장하나는 또다시 눈물을 보였다. 지난달 유명을 달리한 큰아버지와 몸이 좋지 않은 자신의 아버지 때문이다. 오른손에는 마이크를 들고 왼손으로 눈물을 훔친 장하나는 "아버지는 연세가 있으시고, 최근 건강도 좋지 않으시다. 큰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전남 영암군에서 열린 대회에서 '나도 디스크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대회를 기권했다. 건강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러한 모든 상황 때문에 '이번 주 무조건 우승한다'고 다짐했다. 큰아버지를 잃은 아버지가 이 우승으로 힘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장하나는 결국 찬 바람과 함께 우승했다. 체증도 한 번에 내려보냈다. 트로피는 유명을 달리한 큰아버지와 몸이 좋지 않은 아버지에게 바쳤다. 우승자 인터뷰를 마친 장하나는 다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트로피를 들고 씩씩하게 프레스룸을 빠져나갔다. 다음 주 대회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다. 그는 이 대회에서 시즌 2승과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