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주요 경합지를 돌며 막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주요 경합지 결과에 따라 이들의 당락도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대선을 앞두고 '막말 전쟁'을 치르며 기싸움을 벌여온 두 후보는 막판 유세에서도 거침없는 발언으로 각자 자신을 향한 투표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일) 미시간과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플로리다 등 남·북부의 5개 주를 잇달아 방문하고, "급진 좌파인 바이든이 집권한다면 경제를 무너뜨리고 부동산세처럼 내가 여러분에게 준 모든 것들이 끝장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막말 전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재선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는 막말 퍼레이드를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9일 유세차 경합주 애리조나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바이든은 범죄자다. 그는 범죄자고 덜미를 잡혔다. 그의 노트북을 보면 누가 범죄자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바이든 측의 반발을 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은 거침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을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는 재앙이다. 내가 그의 말을 들었다면 지금 사망자가 50만, 70만, 80만 명은 됐을 것 사람들은 파우치와 멍청이들의 말을 듣는 데 지쳤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해온 CNN을 겨냥해서는 "CNN,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당신네 '바보 자식들' 말이다"라고 격분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도 잇단 실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바이든은 지난 5월 라디오 '더 브렉퍼스트 클럽'에 출연해 "나랑 트럼프 중에 고민한다면 흑인 아니다"라고 말해 지탄을 받았다.
'백인 VS 유색인종'이라는 구도로 미국 내 인종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반(反)트럼프 정서가 강한 유색인종 계층에게 '인종'을 무기삼아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8월 전국흑인기자협회·히스패닉기자협회와 화상 인터뷰에서도 인종차별적 실언이 나왔다. 바이든 후보는 "흑인계 미국인과 달리 라티노 미국인 지역 사회는 여러 사안에 대해 엄청나게 다양한 태도를 가졌다"라고 말해 흑인과 라틴계층 모두에게서 비난을 샀다.
지난달 위스콘신에서는 자신의 발언 중 몇몇 청중이 자리를 뜨자 "그들이 나를 쏠 것 같으니 지금 더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겠다"고 미국에서 빈번한 총기 사건을 이용해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가 여론의 뭇매를 샀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역대 최악의 막말 토론회를 펼치기도 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9일 밤 9시부터 90분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펼쳐진 1차 TV토론회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은 서로를 향해 막말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신은 똑똑한 구석이라고는 없다"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바이든 후보도 "이봐요, 입 좀 다무시지?"(Will you shut up, man?)", "인종차별주의자의 증오와 분열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개 호루라기'(dog whistle)로 사용하려는 게 바로 이 대통령", "이 광대와는 한마디도 얘기를 나누기가 어렵다"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사회를 맡은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가 진땀을 흘리며 중재에 나서는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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