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임기 말기의 남북, 북·미 관계 향방을 결정지을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2시부터(현지 기준 3일 0시)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두 사람 중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운명도 엇갈리는 만큼, 미국 대선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북한의 대외정책 중 최대 관심사인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접근법이 명확하게 다른 만큼 북한도 이번 선거 결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기존의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후보는 북핵 문제를 원칙에 입각한 외교와 실무협상을 토대로 풀어가겠다며 ‘바텀업(bottom-up)’ 방식의 협상을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선거 전날까지도 ‘초박빙’ 승부가 이어져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차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은 조용히 선거 결과를 기다리며 ‘내부결속’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1월 예정된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앞두고 ‘80일 전투’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대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셈이다. ‘80일 전투’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5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제8차 당대회까지 남은 80여 일에 총력을 기울이자며 제시한 북한 특유의 ‘인민 대중 동원 운동’이다.
북한 관영 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 형식을 통해 ‘80일 전투’ 돌입 20일 성과를 전국 재해복구·산업·농업·방역 등의 분야로 상세히 전했다. 이는 북한 인민에게도 공개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게재됐다.
통신은 “80일 전투에 총매진한 전국의 모든 부문, 모든 단위 첫 달 목표 수행에서 성과달성”이라며 “노동당 제8차 대회를 향한 전인민적 공격전에서 돌파구를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80일 전투의 주된 투쟁 목표인 비상방역사업에서 강철같은 방역체계가 확립되고, 인민사수전의 최전선인 피해복구 전역에서 연이어 새집들이 경사가 났다”면서 “연속 공격의 불길 속에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할 소중한 성과들이 끊임없이 이룩됐다”고 전했다.
수해 지역 복구사업과 관련해선 2000세대 이상의 주택이 재건되고, 도로 30여 개, 강·하천 70여 곳을 정비했다고 했다. 아울러 저수지 10여 개, 관개수로 및 구조물 50여 개도 복구했다고 덧붙였다. 주택이 들어선 곳은 함경남도 홍원·리원군, 함경북도 김책시, 강원도 철원·평강·창도·이천·회양·판교·금강·김화군 등이다.
이어 방역사업 장기화와 함께 이룬 과학연구기관들의 성과도 소개했다.
통신은 “방역사업이 장기성을 띠는데 맞게 과학연구기관들에서는 효능 높은 소독약들을 개발 완성하고, 효과적인 소독방법들을 연구 도입하는 등 우리 식의 소독체계를 수립해 비상방역전을 과학 기술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부문에서는 중소형 수력발전소인 금야강 2호 발전소 준공, 문평제련소의 에너지·원가·부지 절약형 개조 사례를 소개했다. 또 은정차음료공장과 신의주방직공장에서의 현대적 생산공정 시스템 완공이 눈앞에 있고, 금성트랙터공장 현대화 공사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농업 부문에 대해선 “전국적으로 벼·강냉이 가을이 전부 결속되고 낟알 털기가 4% 계선(界線)에 이르렀다”면서 “쌀로써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분발해 떨쳐나선 농업부문 일군들과 근로자들은 다음 해 농사차비를 위한 가을갈이, 자급비료 생산도 본격적으로 다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려됐던 북한의 무력도발은 아직 없는 상태다. 북한은 통산 미국 대선 전후로 존재감 부각을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 핵실험 등 무력도발을 감행해 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통화에서 “북한과 미국이 이미 두 번의 정상회담을 하고, 직접 대화 채널도 있는 상태다. 또 북한은 이미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상당한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에 존재감을 드러낸 북한이 무리하게 ‘무력도발’ 등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고,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성이 명확해질 때까지 상황관리에 집중할 거란 의미로 해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