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협상의 향방을 결정할 미국 대선이 3일(현지시간) 본격 시작된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대선 이후 미국을 방문할 거란 관측이 제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대선 이후 이 장관의 방미 가능성에 대해 “곧 출입기자단 간담회가 예정돼 있고, 그와 관련해서는 (답변할) 적절한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당국자는 언급한 ‘적절한 기회’가 방미 일정 발표와 관련된 것이냐는 취지의 물음에 “현재 답변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면서 “방미가 정해졌다. 안 정해졌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 대선 이후 이 장관의 미국 방문에 대한 논의 자체는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4일 취임 100일째를 맞는 이 장관은 오는 9일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해당 기자간담회에서 이 장관의 방미와 관련된 구체적인 얘기가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 장관의 방미 일정이 확정되면 정부 외교·통일부 수장 모두가 미국 대선 이후 미국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미 미국 대선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한·미, 남북, 북·미 등 한반도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줄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8월부터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팀장으로 25명 규모의 TF팀을 구성해 미국 대선 이후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TF팀은 북미국, 북핵외교기획단, 평화외교기획단 등 외교부 내 유관 부서 담당자로 구성했다.
통일부는 외교부처럼 미국 대선에 대응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국 대선 결과가 남북 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관계기관, 국내외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관련 동을 주시하고 대응 방향을 모색 중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북 관계를 미국 대선 결과를 통해서만 단순하게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전체적으로 (외교적 상황을) 보면서 그 속에서 남북 관계, 북·미 관계(등이) 어떻게 발전돼야 좋을지,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좋을지 구상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든 다 대비해서 조기에 혼란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대한 통일부의 대응 방안에 대해 “현 상황에서 언급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면서 “대선 결과를 보고 적절한 시기에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외통위 당정 협의에선 미국 대선 결과를 앞둔 현 상황을 “평화의 길을 포기하면 평화의 길이 다시 닫힐지 모르는 우리 겨레의 운명이 걸린 시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남북 관계 발전법을 비롯한 통일부 소관 주요 법률안이 심의될 거로 보이는데 남북 관계의 지속 발전을 위해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미·중 경쟁 심화에 따른 국제경제와 세계정세의 불확실성이 공조 되는 가운데 국익에 우선을 둔 외교활동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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