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勞와의 첫 미팅…새로운 노사문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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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0-11-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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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한국노총서 상견례·1차 본교섭 진행

  • 월 4회 정기교섭·필요시 실무교섭 합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후 삼성전자 노사가 처음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그동안의 무노조 기조에서 벗어나 삼성전자 노사가 새로운 경영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사측과 상견례 겸 1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개의 노조가 있고, 이들은 지난 9월 공동교섭단을 꾸렸다.

이 자리에는 공동교섭단 측 교섭위원으로 김민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공동교섭단 교섭위원 11명이 참석했다.

사측에서는 나기홍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과 사측 교섭위원인 최완우 DS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 등 11명이 참석했다.

나 부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이 자리는 삼성의 새로운 노사관계,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이해하고 동반자로서의 중요성도 인식해 가면서 상생과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 위한 고 이건희 회장의 유지가 이어지기 위해 앞으로 삼성이 노동조합, 노동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견례에서는 단체교섭과 관련한 기본 원칙과 함께 교섭위원 활동시간 보장, 단체교섭 준비를 위한 임시 사무실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 합의서에 노사 교섭위원들이 각각 서명했다.

양 측은 월 4회 정기교섭을 진행하고, 필요 시 실무교섭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다음 교섭은 오는 17일이다.

관건은 단체협약 체결 여부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전에도 단체교섭을 진행한 적이 있으나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뜻에 따라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계열사에서 단체교섭을 시작했고,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본교섭에 앞서 사전협의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상견례 후 브리핑에서 “앞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사의 단체교섭에는 대표이사가 진정성을 갖고 나와서 실질적인 교섭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 및 1차 본교섭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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