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군 관계자는 아주경제에 "국방과학연구소장 응시 자격 변경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목적으로 공문을 보내 국방부가 승인한 사안이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관계자는 '공문'을 언급하며 국방부 주도로 이뤄진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는 '짬짜미' 채용 공고 논란에 대해 "채용 공고는 국방부 인사복지실에서 이뤄지는 사안으로 국방과학연구소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국방부의 결정에 따라 채용 공고를 게재한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방과학연구소 '짬짜미' 채용 공고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일 강은호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 차장이 퇴직했다. 강은호 차장은 차기 방사청장, 차기 국방부 차관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런데 본인이 원해 현직을 면(免)한다며 '의원면직'을 신청하더니 일주일도 안 돼 사직서까지 제출한 것이다.
그러자 오는 12월 남세규 현 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국방과학연구소 소장직(職)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했다.
이런 상황에서 2일 국방과학연구소가 남세규 소장 후임 소장의 모집 공고를 게재했다. 채용 공고는 이전 소장 채용 공고와 모두 동일했다. 단 하나, 자격 요건이 '방위사업청 고위공무원급'으로 확대됐다. 방사청 출신 강은호 차장을 염두에 두고 응시 자격을 바꾼 게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인 이유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 내부에서는 이번 채용 공고에 대해 '낙하산 내려 꽂기', '짜고 치는 고스톱' 등으로 표현하며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실상은 국방부 등 외부가 아닌 국방과학연구소 스스로 '우수 인재 선발 획득'이란 명목으로 국방부에 먼저 공문까지 보내 추진한 사안이었던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를 감독하는 방사청 측은 국방과학연구소장 내정설에 대해 "인사권자의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1966년생인 강 차장은 행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방사청 유도무기사업부장, 방산기술통제관, 기획조정관, 지휘정찰사업부장, 기반전력사업본부장 등 방사청 내 요직을 두루 지냈다. 이후 지난해 12월부터 방사청 2인자에 해당하는 차장으로 재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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