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의가 있을 때마다 금감원 편에 섰지만 사모펀드 사건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오히려 독립을 선언한 금감원에 난처한 기색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1월 말 열리는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이 논의된다. 이를 위해 기재부는 관계 부처 의견 청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년 이행실적을 제출하기로 하면서 공공기관 재지정을 피해갔던 금감원은 사모펀드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 지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2007년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가 2009년에 금융 감독 기관의 독립성 등을 이유로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한 바 있다. 이후 지속된 방만경영 문제로 2018년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가 가시화됐지만 금감원은 물론 금융위도 공공기관 재지정을 반대했다. 당시 금융위는 국회도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하고 있고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인지 이견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위는 "금감원이 정부(금융위원회)와 국회(정무위)의 통제를 이미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공기관 지정은 실익을 찾기 어려운 중복규제"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사실상 금감원은 자구노력으로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시켜온 상황이어서다. 2018년 공공기관 지정이 가시화됐을 때도 채용비리 근절대책 마련, 공공기관 수준 경영공시, 상위직급(3급 이상) 향후 5년 이내 35% 수준으로 감축 등을 조건으로 공공기관 지정을 피해갔다. 이후에도 채용 비리와 경영공시, 경영평가 등 문제는 해소됐으나 상위직급 감축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매년 이행실적을 제출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사모펀드 사태에 금감원 직원이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라임 사태에서는 김모 전 금감원 팀장(전 청와대 행정관)이 ‘라임 몸통’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뇌물을 받고 정보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에서는 윤모 전 국장이 옵티머스 측에 금융계 인사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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