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망친 올해 농사"…유통 업계, '동절기 마케팅'으로 실적 만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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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서민지·조재형·오수연 기자
입력 2020-11-0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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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식음료·패션 업계, 올 겨울 실적 개선의 마지막 기회로 삼고 동절기 마케팅 사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전국 체감 온도가 영하권에 머물 만큼 때이른 추위가 찾아오면서, 유통 업계가 한 템포 빠른 동절기 대비 마케팅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동절기는 업체들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시기다. 계절 전환에 따른 수요층의 니즈가 대폭 변화하는 데다, 연내 재고를 소진하고 연간 실적도 정리해야 하는 만큼 부담감도 크다.

특히 올 한해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봄, 여름 장사를 완전히 망친 업체들 입장에서 이번 동절기는 더욱 중요하다. 업계는 이번 겨울을 올해 내내 이어졌던 손실을 만회하고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 특수 마케팅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 편의점 업계, 당장 11일 빼빼로데이 대목 노린다

편의점이 동절기 특수 마케팅으로 반등을 꾀한다. 편의점업계는 올 3분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과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의 영향으로 실적 하락세를 걸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한 810억원을 기록했다. 학생 객수 감소 등으로 담배를 제외한 일반 제품의 기존점 성장률이 -3%로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특별 지원금 지급으로 영업이익률이 0.6%p 악화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3분기 급격하게 떨어진 소비심리 때문에 타 경쟁사도 비슷하게 떨어진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다.

편의점 업계는 실적 반등을 위해 당장 오는 11일 빼빼로데이 대목을 노린다. 편의점에서는 빼빼로데이가 밸런타인데이 등과 함께 연중 매출이 가장 높은 날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업체 입장에선 이날 '특수'를 놓칠 수 없다. 게다가 올해 빼빼로데이는 평일이다. 직장인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와 연계한 이벤트, 라이브방송 접목, 컬래버레이션 굿즈 마케팅 등 코로나19가 몰고 온 언택트 바람을 제대로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최근 동절기에 진입한 데다가 등교 일수가 점차 정상화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4분기부터 내년까지 편의점 업황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GS25는 빼빼로데이인 11월 11일에 국한하지 않고 11월 한 달로 이벤트를 대폭 확대한다. 행사 상품은 월평균(올 1~10월 행사 상품 수 기준) 대비 약 34%나 늘렸다. 모두 1200여개 행사상품, 3만여개 경품, 30여종의 역대급 프로모션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다.

BGF리테일 CU는 언택트 트렌드를 십분 활용했다. 오는 6일 '백배로데이'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라방)을 진행, BGF리테일 소속 상품 기획자(MD)가 직접 출연해 고객들이 점포를 방문하지 않아도 CU 빼빼로데이 기획 상품의 구성과 특징을 알 수 있도록 상품 언박싱을 준비했다.

이외 세븐일레븐은 100여종의 빼빼로 관련 상품과 함께 '달고나 빼빼로'를 단독 판매한다. 추억의 과자 달고나와 화이트 초콜릿이 막대과자에 듬뿍 코팅된 형식이다.

이마트24는 아예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했다. 오는 11일까지 전국 21개 애플 정품 액세서리 판매 매장에서 현대카드로 'Apple 펜슬'을 구매하면 11% 할인해준다.

◆ 국물 요리, 따뜻한 음료 등 겨울철 제품 출시

식품·외식 업계도 월동 마케팅 준비에 한창이다. 국물 요리부터 따뜻한 음료 등 다양한 겨울 시즌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국물 면 제품의 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했다. 올해 10월은 지난해보다 평균기온이 낮은 데다, 최저 기온이 10℃ 이하를 기록한 날도 두 배가량 많았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겨울철 국물 면 소비 수요 확대 시기를 겨냥해 '비비고 칼국수'와 '고메 짬뽕'의 1인분 제품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칼국수와 비비고 만두, 마라탕면과 백설 납작당면 등 각 메뉴와 잘 어울리는 제품을 함께 구성한 기획 상품과 다양한 번들 제품을 운영하는 등 성수기 시즌 판매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에도 겨울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겨울철 대표 과일인 딸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린 '딸기 칠러'를 내놨다. 이 제품은 2017년 출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본도시락은 겨울 시즌 메뉴로 '짬뽕순두부'와 '여수꼬막덮밥'을 출시했다.

커피 업체들도 겨울 메뉴 출시 대열에 합류했다. 할리스커피는 오리온 밀크카라멜과 협업한 '오리온 밀크 카라멜 마키아또'를 판매 중이다. 벨기에산 다크초콜릿을 그대로 녹인 '윈터 벨지안 초코'와 100% 국내 영암산 고구마를 그대로 쪄서 넣은 '우리 고구마 라떼', 겨울 제철 과일인 한라봉과 감귤 과육이 함께 어우러진 '제주 한라봉 감귤 스무디'도 함께 출시했다.

◆ 패션 업계, 제품 객단가 높은 겨울철에 기대감

패션 업계 역시 나날이 추워지는 날씨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제품 객단가가 높은 겨울이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따뜻한 겨울 날씨의 영향으로 판매 실적이 이전 같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꺼리게 되며 패션 업계는 역대급 보릿고개를 넘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패션 업계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형지는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온 지난달 23~25일 일 평균 1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9월 일평균 매출 5억원 대비 280% 성장했다고 밝혔다. 세정의 올리비아로렌은 10월 4주차 다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늘었다. 플리스 점퍼는 일찌감치 공급 물량이 140% 확대됐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기대감이 높다. 주력 상품인 플리스, 패딩의 계절이 훌쩍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10월 기준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지난해 보다 플리스 판매량이 평균 40~50%가량 늘어나면서 플리스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주요 패션 업체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온라인몰 SSF샵 론칭 5주년을 맞아 오는 15일까지 아울렛 슈퍼 위크, 브랜드 위크, 라스트 쇼핑 위크 등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LF는 공식 온라인몰 LF몰 모델로 가수 박진영과 선미를 발탁하고 지난 1일부터 TV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FnC는 오는 19일까지 '코오롱몰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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