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조선해운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의 새 주인이 사모펀드가 되면 소위 ‘먹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때문에 한진중공업의 장기적인 비전과 협력사와 꾸준히 상생하려면 기존 조선해운전문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간 한진중공업은 조선업과 건설업을 주력으로 삼아왔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신조선 건조뿐만 아니라 선박수리 사업 등에서 기술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산업체로서 군함과 LNG선 등 특수선 건조 능력에 더해 선박수리 또한 대형선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소위 빅3 조선사들이 대형 선박 신조에 열중하며 세계적인 수주고를 올리며 ‘조선 강국’ 면모를 분명히 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의 뛰어난 선박 건조 기술은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는 비단 신조뿐만 아니라 중형 선박 건조 및 선박수리 전문 조선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해야 할 때가 왔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는 세계 3대 조선 강국임에도 그간 초대형 선박 수리조선소라고 부를 만한 기업이 제대로 없었다. 이로 인해 그간 국내 대형선사들은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선박 수리와 검사를 진행하며 외화 낭비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선박 수리·개조 부문 세계 시장 규모는 IMO(국제해사기구)의 친환경 규제와 맞물려 설비 수요 증가, LNG-FSRU(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 재기화 설비) 개조 수요 확대 등으로 2020년 현재 100조원 시장으로 커진 상태다. 이와 함께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국가 간 인력 교류는 더디지만 물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조선해운 업황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선박수리 조선업의 활황을 기대하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중형조선사인 대선조선과 한진중공업 등 매각 작업이 사실상 흥행인 것도 이러한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방증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조선은 물론 선박엔진 교체수요가 최근 증가하면서 조선기자재업과 선박수리시장 전반의 업황도 개선세가 뚜렷한 상황”이라며 “이런 와중에 선박수리 건조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보유한 한진중공업 예비입찰에 여러 회사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그들 중에서 한진중공업의 사업경력을 이해하고 지속성장시킬 회사가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든 일부 사모펀드나 투자회사들은 부산 영도조선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 재개발하거나 인천 북항 율도 부지 매각 등에만 군침을 흘리고 있다”며 “한진중공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간 영위해온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선해운전문기업이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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