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탈(脫)통신'을 본격화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지지부진한 주가도 부양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통신주는 전통적으로 배당주로 분류됐다.
탈통신의 선두에는 SK텔레콤이 있다. 이동통신(MNO)을 넘어 미디어.커머스.보안 등 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확장하고, 연내 모빌리티 사업부 분사를 앞두고 있다. 동시에 사명 변경도 추진 중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7일 'T팩토리' 론칭 온라인 간담회에 등장해 "브랜드에 대한 통일된 기업이미지(CI)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T팩토리는 SK텔레콤이 서울 홍대에 문을 연 ICT 플래그십 스토어다. 그는 T팩토리의 T가 SK텔레콤(SKT)의 T가 아니라 '기술(테크놀로지)'과 '미래(투모로우)'의 T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티맵모빌리티(가칭)는 SK텔레콤이 추구하는 기술+미래의 대표 주자가 될 전망이다.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거쳐 다음 달 29일 물적분할하는 티맵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및 관련 구독형 사업을 넘어 '플라잉카' 확산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 5G, 인공지능(AI), T맵을 활용해 최적의 하늘길을 설정해 주는 '플라잉카 내비게이션' 등이 도전 영역이다.
동시에 SK텔레콤은 지주사로의 재편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내년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다. ADT캡스와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이 IPO 대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밀린 감이 있지만, 더 끌진 않을 전망이다. 티맵모빌리티도 2025년 목표 매출 달성 후 IPO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최근 급진적인 변화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자회사를 SK그룹의 자율주행 자동차와 공유경제를 주도하는 사업체로 육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 분할은 SK텔레콤의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결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기업가치로 대변되는 SK텔레콤의 주가가 상승세인 것은 아니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21만90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000원(1.86%) 올랐지만, 연간으로 놓고 보면 23만원대였던 지난달 말은 물론이고 올해 1월 초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 8월 이후 종종 24만원대를 넘기도 했지만, 상승세가 오래 가진 못했다. 오히려 29만원에 육박하던 지난해 초 이후 줄곧 하락세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SK텔레콤의 주가를 30만~35만원으로 전망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SK그룹 내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히는 박 사장과 그의 뉴 ICT 사업 배팅에 기대를 걸어도 좋다는 판단에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빌리티사업 분할 및 투자 유치는 SK텔레콤 자회사들이 자금을 유치해 사업을 확장한 뒤 상장하면서 배당하고, 이를 SK텔레콤 주주에게 환원하는 전형적 투자 스타일"이라며 "이로 인한 SK텔레콤 주주 가치의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