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브랜드와 중국산 브랜드의 경쟁에서 중국산 브랜드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에서 불고 있는 궈차오(國潮·애국소비) 열풍에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다. 업계에서는 궈차오 굴기가 '반짝' 트렌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중국산 제품의 질적 성장을 끌어올릴 장기간 트렌드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코카콜라 아성까지 무너뜨린 中 탄산수 업체 ‘위안치선린’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위안치선린(元氣森林)을 중국의 궈차오 열풍 수혜 대표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위안치선린은 2016년 설립 이후 약 3년 만에 중국 소비자들 눈에 들어 탄산수 시장 1위를 달성했다. 프랑스산 페리에가 장악했던 탄산수 시장에서 ‘무설탕, 무지방, 제로(0) 칼로리’ 콘셉트를 내세워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 젊은 소비자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과일향이 짙은 일반 탄산수는 물론, 중국의 문화가 가미된 ‘탄산차(茶)’ 등을 출시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펼친 점도 주효했다. 특히 이 전략은 애국소비 현상과 맞물리면서 위안치선린의 매출을 끌어올렸다.
위안치선린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두배 이상 급증한 8억 위안(약 1361억원)에 달했다. 지난 6월 18일 중국 쇼핑축제 기간에는 코카콜라를 제치고 중국 전체 음료시장 1위 브랜드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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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완메이르지 광고]
유럽 명품브랜드가 장악한 색조시장서 ‘우뚝’
궈차오 열기는 수년간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중국산 뷰티 브랜드의 성장도 이끌었다. 특히 화시쯔(花西子)와 완메이르지(完美日記·퍼펙트다이어리)의 성장세가 무섭다. 2017년 항저우에 설립된 화시쯔는 약초, 진주, 과일 등 천연 성분을 앞세운 화장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가장 주목을 받은 제품은 봉황 모양이나 고궁 모양이 새겨진 립스틱인데, 중국 문화를 립스틱에 담았다는 점이 애국소비 감성을 건드렸다는 평가다.
완메이르지는 광저우에 본거지를 둔 뷰티브랜드다.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쇼트클립(짧은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의 인기 왕훙(網紅, 인플루언서)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광고하는 전략으로 단시간에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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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스덩]
중국 대표 패딩 브랜드 된 '보스덩'
43년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중국 패션시장의 혁신 아이콘으로 급 부상한 업체도 있다. 중국 의류브랜드 보스덩(波司登)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보스덩은 중국 중장년층이 즐겨 입는 전통 패딩 브랜드였다. 제품의 질은 좋은 편에 속했지만, 디자인이 세련되지 못하다는 평가로 젊은층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진 못했다.그러나 지난해 캐나다와 중국 관계 악화 영향으로 캐나다산 명품 패딩 브랜드 캐나다구스 불매운동이 불었고, 이에 맞춰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면서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산 브랜드의 급성장이 애국소비 열풍 영향만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중국산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질적 성장을 이뤘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산 제품은 해외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과 더불어 성능이나 디자인도 뒤지지 않게 됐다”며 “애국소비가 단기간 유행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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