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된 금값] 바이든 당선 코앞…국제금값, 하루만에 50달러 급등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조금씩 걷히는 가운데 온스당 금값이 하루만에 50달러 이상 급등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2.7%(50.60달러) 뛰어오른 1946.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 18일 이후 7주만에 최고가를 찍은 것이다.

전날(1896.20달러)만 하더라도 0.7% 하락한 금값이 급등세를 보인 것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반 열세였던 바이든 후보는 북부 '러스트 벨트'를 비롯한 다수 경합주에서 역전해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됐을 때보다 경기 부양책의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대체 상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해 부양책을 편 것도 금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값은 올해 연초부터 천정부지로 솟구치다가 8월을 정점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간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높은 가운데, 저금리 지속과 달러화 약세 전환 등으로 인해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금 투자에 대해 꾸준히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던 워런 버핏 역시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8월 전 세계 2위 금광업체인 배릭골드의 지분 1.2%를 5억6500만 달러에 매입한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금이 일시적인 가격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주도의 글로벌 통화 정책 완화 기조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 순유입이 지속된다는 것도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한다.

지난 8월 호주 시드니의 금 제련소인 'ABC 리파이너리' 사에 쌓여 있는 금괴의 모습. 국제 금값은 이달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섰다.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