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충남 공주시 중앙소방학교 화재진압훈련장에서 열린 제58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충남 공주 중앙소방학교에서 열린 제58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오늘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 이후 처음 맞는 소방의 날”이라면서 “국가직 전환을 통해 소방은 관할 지역 구분 없이 모든 재난현장에서 총력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15만 소방관들과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해 봉사하고 계시는 10만 의용소방대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국민들의 지지와 사랑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돌려주시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여름 피아골 계곡에서 인명구조 임무 중 순직한 김국환 소방장,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송성한 소방교를 비롯한 소방관들은 국가를 대신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 소방영웅”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영욱, 이호현, 심문규, 오동진, 이정렬, 강연희, 김신형, 김은영, 문새미, 정희국, 김종필, 이종후, 서정용, 배혁, 박단비, 권태원, 석원호, 권영달 소방관을 비롯한 순직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도 다시 되새긴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을 향해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울산 주상복합 화재 당시를 떠올리며 “구조된 가족들은 소방관들에게 ‘헬멧을 쓴 신(神)’이 나타난 것 같았다고 했다”면서 소방관들의 노고에 거듭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소방관들은 올해에만 73만곳의 구조출동 현장에서 7만명의 국민을 지켰다”면서 “300만명의 국민이 구급대원들의 응급처치를 받았고 130만명이 구급차의 도움으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국민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업무영역을 확장해 전국 곳곳에서 활약했다”면서 “1만6000명의 확진자와 8만명의 의심환자를 이송하면서 완벽한 방역으로 소방관 스스로의 감염을 막아낸 것도 정말 대단하다”고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안전 대책과 관련, “2018년부터 범정부 화재안전특별 TF를 구성해 화재 안전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면서 “가장 큰 변화는 관할구역 구분 없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출동하고 대규모 재난에는 전국의 소방관들이 집결할 수 있도록 법과 매뉴얼을 마련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소방관들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인력 확충과 특별구급대 운영으로 더 많은 생명을 지키는 토대를 만들 것”이라며 “부족한 현장인력 1만2000명을 충원했고 2022년까지 추가로 늘려 소방공무원 2만명 충원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2016년 31.7%이던 119구급차 3인 탑승률을 현재 82.8% 수준으로 높였다”면서 “지난해 7월부터 특별구급대를 시범 편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 최종 점검 후 관련 법규를 정비해 응급환자에 대한 확대 처치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소방청 예산은 역대 최대인 2200억원으로 편성했다”면서 “화재진압이 어려운 곳에 특수장비를 배치해 국민과 소방관의 안전을 동시에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살려서 돌아오라, 살아서 돌아오라’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시작 10분 전부터 입장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행사장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신열우 소방청장을 비롯해 순직 소방관 유가족, 현직 소방관 및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면서 기념식을 지켜봤다.
기념식 사회는 소방관 출신 국회의원인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각경 KBS 아나운서가 맡았고, 애국가 제창 때에는 강원 고성 산불 등 국가재난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유공자 포상과 명예소방관 위촉식이 진행된 후에는 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울산 주상복합 화재 상황을 재구성해 119신고 상황부터 임무 완료까지를 종합적으로 연출한 화재진압 시연도 펼쳐졌다.
명예소방관인 배우 박해진은 ‘신이시여, 출동이 걸렸을 때, 사이렌이 울리고 소방차가 출동할 때, 연기는 진하고 공기는 희박할 때, 고귀한 생명의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내가 준비되게 하소서’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소방관의 기도’를 낭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종료 뒤 화재진압 시연에 참여한 소방대원들을 격려한 뒤 실내종합훈련장으로 이동해 헬기 레펠, 수평구조, 수직구조 등 고난도의 구조교육 훈련을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구조훈련 시범이 끝나고 시범에 참여한 소방관 및 간부 후보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한 뒤 “같이 사진 한번 찍을까요?”라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단체사진을 찍으려던 순간, 갑자기 무릎에 손을 짚고 구부정한 자세로 섰다. 문 대통령 뒤에 선 여성 소방관이 키가 작은 것을 확인한 문 대통령이 이를 배려해 자세를 낮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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