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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환구시보 ]
우선 바이든의 당선은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바이든이 백악관 입성에는 성공했지만 상·하원을 민주당이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는 이루지 못했기 떄문이다. 바이든은 법인세를 21%에서 28%로 인상하고 해외투자 기업에도 10%의 과징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여기에 구글과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을 반독점 업체로 규정하는 ‘반독점법’ 개정안도 추진을 알렸다. 하지만 공화당의 상원 차지가 전망되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를 밀어붙이기는 어려워진 상태다. 이는 곧 적절한 균형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최고로 손꼽았던 시나리오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완화는 증시상승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트럼프 후보와 바이든 당선자는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데에서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바이든의 당선으로 규제 수위는 한층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진했던 관세를 통한 직접규제가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만큼, 국제기구를 통한 규제가 이뤄질 전망이다. 만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적절한 수준에서 봉합되면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바이든 당선이 유력시 되자 지난 6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통신, 자동차, 철강 등 경기민감주가 상승했고, 화웨이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에 ZTE 등 5G 관련주들도 일제히 급등했다.
여기에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개선도 기대된다. 바이든은 그간 유럽 국가들과의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파리기후협약 재가입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공조 참여를 약속해온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에 대해 “가장 친유럽적인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든의 당선으로 달러화도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을 언급해왔기 떄문이다. 이는 시중 유동성 확대를 의미하고 있으며 곧 신흥국 투자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부양책 기대감이 약화됐지만 규모가 적어질 순 있어도 결국 통과될 것”이라며 “미국의 통화공급(M2) 증가율은 여전히 유로존 증가율을 압도하고 있어 달러화 약세 환경은 지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미 대선을 기점으로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박스권 안에서 맴돌던 코스피는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난 3일 전후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226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대선 이후 지난 6일 2416.50까지 상승했다. 바이든 후보 당선과 향후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며 증시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정책이 시행되면 달러화 약세 현상이 이어지며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수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은 변수다. 소송전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에 주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나친 우려는 기우라는 설명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이슈보다는 차기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구체화될 것”이라며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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