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정치는 국민보다 반 발짝만 앞서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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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증권부 부장
입력 2020-11-0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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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인어]



"네 말이 옳다. 네 말도 옳다." 두 여종들이 서로의 잘못을 말하며 시비를 가려달라고 한 물음에 조선 세종 때 명재상이었던 황희가 중도의 지혜를 보여줬던 익숙한 일화다. 세상 일이 시시비비를 따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만큼 양쪽 의견을 존중하면서 이견을 좁히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국민 자산과 관련된 경제 문제에선 특히 다양한 계층의 이해관계가 부딪힌다. 집값을 잡기 위한 부동산 증세정책, 금융투자 소득 과세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방향 등을 놓고서 파열음이 거세다. 국민 체감이 떨어지는 부정적 정책에 대한 방향 수정이 필요하면 즉각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대주주 주식 양도세 요건을 유예한 것은 그나마 다행인 일이다. 정치권은 시장 상황과 민심을 반영해 정책 수정을 요구했고, 정부는 받아들였다. 우리는 예로부터 어려운 때일수록 경험 많은 선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왔다. "정치는 국민보다 반 발짝만 앞서나가야 한다"는 정치 9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되새겨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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