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모태로 발전한 알리바바그룹은 핵심인 상거래 사업, 지역 서비스 사업, 디지털 미디어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클라우드컴퓨팅 사업 및 결제와 금융 서비스사업이라는 7대 사업을 축으로 운영된다. 핵심 상거래 사업은 B2C 서비스인 티몰(Tmall), C2C서비스인 타오바오(Taobao), B2B 서비스인 알리바바닷컴과 공급망 플랫폼 링쇼퉁(LST), 티몰 글로벌(Tmall Global) 그리고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등 국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망라하고 있으며, 연 매출 100조원에 이르는 세계적인 그룹이다.
최근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320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불러 모아 세계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공모자금을 끌어모은 개미그룹(앤트파이낸셜) 상장이 전격 철회됐다. 전 세계인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IPO를 공모절차 및 납입완료까지 마친 상태에서 갑작스레 ‘자진철회’한 것으로, 이날 중국 금융당국과 개미그룹은 IPO 청약자금 전액 환불을 발표했다. 상장 ‘유예’가 아닌 자발적인 퇴출 형식을 빌려 ‘등록 취소’를 발표했으며, 중국 증권거래소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거래소가 IPO를 중단한 게 아니라 개미그룹과 주간사의 자진 철회결정을 수용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형식은 자진 철회지만 누가 봐도 정부의 강경 분위기에 개미그룹과 주간 증권사들이 알아서 긴 것으로 보인다. 철회를 발표하면서 개미그룹은 정부가 지적하는 리스크 문제를 보완하고 이를 반영한 기업가치를 재산정해 등록을 다시 신청하겠다는 것인데, 재상장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또 재상장 허가가 날 것인지조차 불투명하기에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며 알리바바의 창업주인 마윈 전 회장은 바짝 엎드린 모습이다.
개미그룹 상장을 앞두고 마윈은 상하이금융포럼에서 정부를 향해 겁 없이 독설을 퍼부으며 금융개혁을 주장했다. 마윈은 포럼에서 “위험 없는 혁신은 혁신을 죽인다”며, 기존 은행들은 담보나 잡고 돈을 빌려주는 ‘전당포 영업’ 수준에 머물러 있고, 중국 금융은 너무 보수적이며 바젤협약에 기댄 ‘노인구락부’와 같다는 비유와 ‘혁신을 모르는 꼰대’들에게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하라는 훈계를 쏟아냈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의 입장에서 볼 때 금융규제의 틀을 제거한 ‘샌드박스’ 특혜를 베푼 탓에 경쟁자 없는 황금어장에서 떼돈을 번 것에 불과한데, 마윈 전 회장이 기고만장해 금융당국의 행태까지 꾸짖은 꼴이니 미운털이 박혀도 단단히 박힌 역풍이 상장 철회인 셈이다.
미국 아마존닷컴과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알리바바는 개미그룹의 상장을 통해 두둑한 군자금과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 했는데, 상장 철회는 마윈의 ‘꿈의 날개’를 꺾는 치명타를 넘어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온라인 비즈니스와 핀테크 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윈은 알리바바닷컴 지분은 4% 수준인 데 반해 개미그룹 지분은 51% 이상 보유하고 있다. 개미그룹은 마윈의 전부이자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마윈의 꿈’은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
필자는 이번 개미그룹 사건을 통해 다시금 사업가와 정치가의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와 사업가가 결코 넘지 말아야 할 선, 그리고 모든 산업은 정치의 틀 안에서 정책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돼 왔던 인류의 역사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됐다. 중국에서는 정치권과 손잡으면 안 되는 일이 없으며 역으로 정치권 도움 없이는 큰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중국뿐 아니라 대부분 후진국에서도 동일한 양상을 보이며 결국 정경유착, 뇌물과 부정부패로 이어지곤 한다.
반면에 선진국 미국에서는 로비를 통해 정치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데, 이는 수정헌법 '청원권'에 근거를 둔 합법적인 세련된 비즈니스다. 기업이나 단체는 물론 외국 정부도 전문 로비스트를 고용해 이해관계를 관철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받는데, 고객과 보수·활동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엄한 처벌을 받는다. 이른바 'K-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워싱턴 로비 시장에는 2500개가 넘는 브로커 회사에 2만여명의 로비스트가 등록돼 있다. 워싱턴에 있는 지인에 따르면 구글은 워싱턴에 15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확보하고 브로커들로 가득 채워 대정부 로비에 적극 활용 중이라고도 한다. 구글 외에도 미국의 수많은 기업이 매년 30억 달러 이상을 이 거리에 뿌린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정치권에 밉보여 재계 7위 그룹이 통째로 날아간 ‘K그룹’ 사건이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두개 그룹의 회장이 뇌물죄 또는 괘씸죄로 교도소를 들락거려 왔던 사례로 미뤄 볼 때, 사업가들에게 정치인들이란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대상임이 분명하므로 정치인을 응대하고 관리하는 특별한 CEO 과정이라도 생겨야 할 것 같다.
최근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320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불러 모아 세계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공모자금을 끌어모은 개미그룹(앤트파이낸셜) 상장이 전격 철회됐다. 전 세계인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IPO를 공모절차 및 납입완료까지 마친 상태에서 갑작스레 ‘자진철회’한 것으로, 이날 중국 금융당국과 개미그룹은 IPO 청약자금 전액 환불을 발표했다. 상장 ‘유예’가 아닌 자발적인 퇴출 형식을 빌려 ‘등록 취소’를 발표했으며, 중국 증권거래소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거래소가 IPO를 중단한 게 아니라 개미그룹과 주간사의 자진 철회결정을 수용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형식은 자진 철회지만 누가 봐도 정부의 강경 분위기에 개미그룹과 주간 증권사들이 알아서 긴 것으로 보인다. 철회를 발표하면서 개미그룹은 정부가 지적하는 리스크 문제를 보완하고 이를 반영한 기업가치를 재산정해 등록을 다시 신청하겠다는 것인데, 재상장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또 재상장 허가가 날 것인지조차 불투명하기에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며 알리바바의 창업주인 마윈 전 회장은 바짝 엎드린 모습이다.
개미그룹 상장을 앞두고 마윈은 상하이금융포럼에서 정부를 향해 겁 없이 독설을 퍼부으며 금융개혁을 주장했다. 마윈은 포럼에서 “위험 없는 혁신은 혁신을 죽인다”며, 기존 은행들은 담보나 잡고 돈을 빌려주는 ‘전당포 영업’ 수준에 머물러 있고, 중국 금융은 너무 보수적이며 바젤협약에 기댄 ‘노인구락부’와 같다는 비유와 ‘혁신을 모르는 꼰대’들에게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하라는 훈계를 쏟아냈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의 입장에서 볼 때 금융규제의 틀을 제거한 ‘샌드박스’ 특혜를 베푼 탓에 경쟁자 없는 황금어장에서 떼돈을 번 것에 불과한데, 마윈 전 회장이 기고만장해 금융당국의 행태까지 꾸짖은 꼴이니 미운털이 박혀도 단단히 박힌 역풍이 상장 철회인 셈이다.
필자는 이번 개미그룹 사건을 통해 다시금 사업가와 정치가의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와 사업가가 결코 넘지 말아야 할 선, 그리고 모든 산업은 정치의 틀 안에서 정책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돼 왔던 인류의 역사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됐다. 중국에서는 정치권과 손잡으면 안 되는 일이 없으며 역으로 정치권 도움 없이는 큰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중국뿐 아니라 대부분 후진국에서도 동일한 양상을 보이며 결국 정경유착, 뇌물과 부정부패로 이어지곤 한다.
반면에 선진국 미국에서는 로비를 통해 정치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데, 이는 수정헌법 '청원권'에 근거를 둔 합법적인 세련된 비즈니스다. 기업이나 단체는 물론 외국 정부도 전문 로비스트를 고용해 이해관계를 관철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받는데, 고객과 보수·활동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엄한 처벌을 받는다. 이른바 'K-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워싱턴 로비 시장에는 2500개가 넘는 브로커 회사에 2만여명의 로비스트가 등록돼 있다. 워싱턴에 있는 지인에 따르면 구글은 워싱턴에 15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확보하고 브로커들로 가득 채워 대정부 로비에 적극 활용 중이라고도 한다. 구글 외에도 미국의 수많은 기업이 매년 30억 달러 이상을 이 거리에 뿌린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정치권에 밉보여 재계 7위 그룹이 통째로 날아간 ‘K그룹’ 사건이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두개 그룹의 회장이 뇌물죄 또는 괘씸죄로 교도소를 들락거려 왔던 사례로 미뤄 볼 때, 사업가들에게 정치인들이란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대상임이 분명하므로 정치인을 응대하고 관리하는 특별한 CEO 과정이라도 생겨야 할 것 같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