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숨지게 한 일로 촉발된 전 세계적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여파로 대기업들도 속속 인종차별 철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미국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티로더'가 고객을 상대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한 소비자는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에스티로더 파운데이션 세트를 주문했다. 하지만 구성 상품으로 받은 매트 파우더 파운데이션은 당초 선택했던 쉘 컬러가 아닌 아이보리 누드였다.
상품을 보낸 지점은 "옵션으로 선택한 쉘 컬러는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고 호불호가 분명한 특정 컬러"라며 "매장에서 동양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베스트 컬러인 아이보리 누드로 발송한다"라고 적힌 메모지를 제품과 함께 동봉했다.
소비자는 "증정 제품이라 품절로 인한 색상변경이었다면 괜찮았겠지만, (함께 온) 문구가 인상적"이라며 온라인에 글을 남겨 불만을 드러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동양인이라면 피부색이 어두울 거라는 생각은 언제적 인종차별인가" "동양인이라도 피부색이 다를 수 있는데 멋대로 바꾸는 건 뭐냐" 등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또 이 제품을 판매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같은 경험을 했다는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에스티로더 관계자는 "경위를 파악 중이며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이러한 이슈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교육 등을 더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제가 된 상품을 판매한 백화점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제품 판매 페이지를 닫았다.
한편, 에스티로더는 지난 2017년 12월 고객에게 욕설이 담긴 편지를 보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트위터 아이디 'XintongR'을 쓰는 중국인 여성은 "2주 전 에스티로더 공식 온라인 홈에서 어머니에게 드릴 아이크림을 산 뒤 옵션을 추가해 '엄마 사랑해요'라는 카드를 동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어머니가 받은 카드에는 영어 욕설 글귀인 'Fxxx U'가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연이 온라인에 퍼지자 구매자가 중국인이었기 때문에 에스티로더 측이 고의로 인종차별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당시 에스티로더 측은 "고의가 아닌 처리 과정 오류로 인한 오발송"이라며 오류로 인해 다른 고객의 메시지가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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