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닝금융연구소가 중국 최대 쇼핑시즌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를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국 1인 소비 트렌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광군제는 중국에서 '싱글데이'로 불린다. 11월 11일은 막대기처럼 생긴 혼자임을 뜻하는 1이라는 숫자가 4개나 겹쳐 있기 때문이다. 매끈한 막대기를 중국어로 광군(光棍)이라 부르는데, 애인이 없는 독신자를 일컫는 말로 주로 쓰인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2009년 외로운 솔로들끼리 쇼핑하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위로하자는 취지로 11·11 광군제 쇼핑행사를 처음 시작했다.
◆'나홀로 가구' 1억명 시대 '눈앞'··· 대도시에 집중
1인 가구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민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 1인 가구 비중은 1990년 6%에서 2013년 14.6%, 2018년 16.69%까지 늘었다. 1인 가구 대다수는 1선 도시나 신(新) 1선 도시 등 주요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1선 도시와 신 1선 도시 내 성인 1인 가구 비중은 각각 29.7%, 26.4%에 달한다. 특히 기술·미디어·통신(TMT) 업종 종사자들 사이에서 1인 가구 비중이 두드러졌다.
반면, 4·5선 소도시에서 성인 1인 가구 비중은 2%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기회가 더 많은 1·2선 도시에 젊은 층이 몰려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구직사이트 즈롄자오핀(智聯招聘)이 중국 중매사이트 전아이왕(珍愛網)과 공동 발표한 ‘2018년 직장인 혼인·연애관 조사 보고서’를 보면, 직장인 인구의 68.33%가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직장인 싱글족 비중이 87.5%로 가장 높았다. 1선 도시 중에서는 광둥성 선전의 직장인 싱글족 비중이 77.23%로 가장 높았다.
◆"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 만혼·공혼 현상도 만연
1인 가구가 늘어난 배경은 △성인 남녀 비중 불균형 △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에 따른 혼인관념 변화 △남성의 경제적 조건 악화 △까다로워진 배우자 선택 기준 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의식이 보편화되고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도 높아진 반면, 남성들의 경제적 조건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도시 남녀 사이에서는 공혼(恐婚·결혼공포증), 만혼(晚婚·늦깎이 결혼) 등 현상이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혼인은 줄어드는 반면 이혼은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민정부가 지난해 혼인·이혼신고서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927만3000건으로 전년보다 8.5% 감소했다. 반면 이혼건수는 5.4% 늘어난 470만1000쌍에 달했다.
◆'빛나는 솔로' 꿈꾸며··· 월급 몽땅 털어 '소비'
싱글족 사이에서도 '빈부격차'는 존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선 도시 싱글족 가처분소득은 8000~1만5000위안(약 254만원)인 반면, 나머지 중소도시 싱글족은 2000~5000위안에 불과했다.
하지만 싱글족들은 가족을 부양할 부담이 상대적으로 없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아낌없이 지출한다. 나홀로 살면서 '빛나는 솔로'를 꿈꾸는 것이다. 매달 월 수입을 다 써버리는 '웨광쭈(月光族)'들도 적지 않다. 소득이 많고 적음은 상관없다. 중국 국금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1선 도시와 신 1선 도시, 2선 도시 싱글족의 40%가 웨광쭈로 집계됐다. 반면, 4·5선 도시에서 웨광쭈로 사는 싱글족 비중은 무려 76%에 달했다.
◆문화·오락 즐기는 싱글족 비즈니스 기회 잡아라
싱글족들은 특히 교육, 문화, 엔터테인먼트 소비 방면에서 지출이 컸다. 중국에 반려동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혼인·연애 관련 사이트, 음식배달 등 1인 경제 시장 잠재력이 큰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은 최근 발표한 중국 1인 경제 보고서에서 중국 싱글족의 97%가 온라인쇼핑을 즐기며, 62%가 배달음식을 선호한다고 집계했다. 싱글족이 주로 애용하는 제품·서비스로는 생활정보 서비스, 신선식품 배달, 혼인중개, SNS, 온라인여행사 등이 꼽혔다.
푸이푸(付一夫) 중국 쑤닝금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1인 경제가 가져올 비즈니스 기회를 크게 네 가지로 봤다. △혼인중개시장 관련 제품과 서비스 △싱글족 취미 생활 △싱글족 반려동물 경제 △사회안전·양로산업·심리 컨설팅 등이 그것이다.
◆170조 1인 경제··· 미니가전·반려동물 등 테마주 '활황'
중국 1인 경제 호황과 더불어 중국 주식시장에서도 1인 경제 테마주가 뜨고 있다. 중국 증권시보는 1인 경제 테마업종으로 미니가전, 스마트음향, 애완동물, 화장품, 동영상 쇼트클립 등 기업을 꼽았다.
미니가전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면 코로나19로 '집콕경제'가 활황을 띠면서 밥솥, 로봇청소기, 토스트기 등 미니가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쑤닝이거우에 따르면 광군제 사전행사가 열린 지난 1일 하루에만 미니가전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약 150% 늘었다. 메이디그룹의 피카추 전기밥솥, 샤오슝 브랜드의 브런치메이커 등 아기자기한 캐릭터 소가전 판매량이 특히 눈에 띄게 급증했다고 한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중국 카이위안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반려동물 식품시장 규모는 1164억 위안(약 20조원)에 달했다. 덩달아 반려동물 식품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중충(中寵), 페이디(佩蒂) 등 기업 순익이 올 1~3분기에만 작년 동기 대비 갑절로 늘었다.
피부미용·뷰티 기업도 활황세다. 특히 기관들은 중국 '국민 마스크팩'으로 불리는 위자후이(禦家匯) 순익이 올해 작년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나며 1억 위안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주방 미니가전 전문생산업체 베이딩(北鼎)이나 샤오슝전기(小熊電器), 교육업체 중궁교육(中公教育), 스마트음향기기 업체 리쉰정밀((立訊精密), 동영상쇼트클립 업체 킹넷(愷英網絡), 화장품업체 보라이야(珀萊雅) 등 주가는 올 들어서만 모두 2배 이상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