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쏟아지는 승복 압박에도 '불복' 트럼프는 묵묵부답

부인에 사위까지...'불복' 트럼프 달래기에 나선 가족들

이유 없는 '버티기'에 친정 공화당 의원들도 비난의 화살

주요 외신 "트럼프 당분간 패배 인정하지 않을 듯"

대선 결과가 나온 지 이틀째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고집을 꺾지 않으며 버티기 작전에 돌입하자 측근들이 본격적으로 나서 설득 작전에 돌입했다고 CNN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부인에 사위까지...'불복' 트럼프 달래기에 나선 가족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과 사위 등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8일(현지시간) CNN은 소식통을 인용,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선 패배를 수용하라며 설득하는 측근 가운데 한 명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멜라니아 여사가 자주 그랬던 것처럼 (승복할 것을) 조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할 때가 왔다고 조언하는 내부그룹의 의견이 커지면서 멜라니아 여사까지 설득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고집을 꺾기 위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나섰다. CNN은 트럼프 측 소식통을 인용, "쿠슈너 선임보좌관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는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갔다"고 전했다.
 

ABC방송은 이와 관련 "가족을 포함해 핵심부에 있는 모든 이들은 이것(대선)이 끝났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아한 출구'를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대화가 멜라니아 여사를 포함해 측근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 외에도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그에게 승복을 건의할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설득에 앞장설 인물로 꼽았다.
 

이유 없는 '버티기'에 친정 공화당 의원들도 비난의 화살

측근들의 설득 관련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인 밋 롬니 상원의원과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은 ABC방송에 출연해 광범위한 선거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당 소속이지만, 사이가 좋지 않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대선은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며 그를 향해 일침을 날렸다. 명확한 근거도 없이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측근들이 계속해서 비난의 화살이 던지고 있는 것이다.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하는 더 위크의 만평. [자료=더 위크 홈페이지 캡처]

 

쏟아지는 뭇매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의 주장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대선 결과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부터 주류 언론이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 정했느냐"고 꼬집었다. 개표가 모두 끝나지도 않았는데 언론이 자체 분석을 통해 당선인 확정 보도를 낸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전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전보를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며 즉각 불복 의사가 담긴 성명을 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왜 서둘러 거짓으로 승자처럼 행세하는지, 그의 미디어 우군들이 왜 그토록 열심히 바이든을 돕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며 "바로 그들은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며 선거 결과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명쾌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통상 대선 결과가 뚜렷해지면 패자가 승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승자 윤곽이 나오고 바이든 후보가 승리 연설을 할 때까지 두 사람 사이에서는 어떤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주요 외신 "트럼프 당분간 패배 인정하지 않을 듯"

외신들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은 쉽게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정오 자신의 선거운동본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간단한 사실은 이번 선거가 끝나려면 멀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 후보는 재검표가 의무이거나 최종 승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타당하고 합법적인 법적 문제가 있는 주들은 물론 어느 주에서도 승자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줄곧 재검표와 법적 소송을 이야기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패배를 인정할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경제전문방송 CNBC도 트럼프 대통령이 줄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데다 아직은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패배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월요일(9일)부터 법적 절차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 대선 캠프는 줄소송과 집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