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현실에 달콤한 과자의 역설…제과업계 단맛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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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11-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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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북칩 츄러스' 두 달 새 350만봉 판매

  • '빼빼로 크런키' 원조 빼빼로 판매 역전

  • "코로나 블루, 단맛으로 푸는 사람 늘어"

[사진=오리온, 롯데제과, 해태제과]

제과업계에 부는 단맛 열풍이 꺼질 줄 모르는 기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극적인 과자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늘고 있다. 씁쓸한 현실일수록 달콤한 음식을 갈구하게 되는 역설이다. 제과업체들은 코로나19 일상 속 달콤한 위안을 찾는 이들을 겨냥한 달달한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신제품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꼬북칩'의 10월 한국법인 매출액이 67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대 월 매출이며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초콜릿과 츄러스의 조합으로 단맛을 극대화한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10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9월 출시된 이 제품은 두 달도 채 안 돼서 누적 판매량 350만봉을 넘어섰다. 일부 매장에서는 진열과 동시에 완판되는 등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의 인기 비결은 꼬북칩 특유의 4겹 바삭한 식감은 그대로 살리며 달콤하고 진한 초콜릿 맛을 구현했기 때문"이라며 "주말까지도 제품 생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리온 '초코파이情(정) 바나나'도 리뉴얼 출시 50일 만에 낱개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겼다. 이 제품으로만 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게 오리온의 설명이다.

롯데제과의 '크런키 빼빼로'도 쏟아지는 주문에 물량 확보를 위해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크런키 빼빼로는 빼빼로 제품 10종 중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1983년 빼빼로 출시 이래 새로운 맛의 빼빼로가 기존 아몬드맛과 초코맛의 매출을 넘어선 최초 사례다.

크런키 빼빼로는 올 시즌 국내에서 출시된 과자 신제품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히트 상품이다. 지난 4월 출시 이래 6개월 만에 약 1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크런키 빼빼로 덕분에 1~9월 빼빼로 전체 매출도 전년 대비 30% 이상 신장한 6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통상 업계에서 신제품 인기의 척도로 내세우는 연간 매출 100억원을 뛰어 넘었다"고 밝혔다.

단맛 열풍을 타고 롯데제과 'ABC초코쿠키'도 올 1~9월 85억원가량 판매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했다. 롯데제과는 오는 11일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한정판으로 빙과 제품인 '빼빼로 바'를 출시하기도 했다.

해태제과는 단맛을 강조한 신제품 '맛동산 블랙'을 내놓으며 단맛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일반 당액이 아닌 젊은 층이 선호하는 흑당 코팅으로 진한 단맛을 구현했다. 이 때문에 겉 부분은 더 달달하고 고소해졌다고 해태제과는 설명했다. 맛동산의 시그니처인 땅콩은 아몬드로 바뀌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2년 전 나온 흑당쇼콜라로 검증받은 단맛을 한 차원 발전시켜 쌉싸름한 맛은 줄이고 단맛은 더 살려 젊은 입맛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단맛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자극적인 맛에 집중하는 불황형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 불황에 코로나19까지 덮쳐 단맛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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