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 모두발언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우리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면서 “둘도 없는 우방국이자 든든한 동맹국으로서 우리 정부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당선’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이른바 ‘대선 불복’ 상황을 의식해 당선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수보 회의에서도 “공식적인 확정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미국의 오랜 민주적 전통과 법치주의, 성숙한 시민의식의 가치 위에서 선거의 마지막 과정을 잘 마무리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치 동맹으로서 공동의 가치인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 국제연대와 다자협력의 실천에 힘을 모으고, 코로나 극복과 기후위기 대응 등 세계적 현안에서도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어떠한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와 사이에 이뤄낸 소중한 성과가 차기 정부로 잘 이어지고,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 상황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한·미 간 안보 협력을 차질 없이 진행했다”면서 “내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여는 등 트럼프 정부와 마지막까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간 현안도 트럼프 정부 임기 안에 해야 할 일은 미루지 않고, 최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민주당 정부와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행정부를 준비하는 바이든 당선인과 주요 인사들과도 다방면으로 소통해 나가겠다”면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상 간의 굳건한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잘 협력해 왔고, 미국 민주당 정부는 한국의 민주당 정부와 평화 프로세스를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 온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차기 정부와 함께 그동안 축적된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날을 교훈 삼으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더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새로운 기회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반도 생명·안전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경제 협력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문 대통령은 “강력한 한·미동맹의 또 다른 축은 탄탄한 경제 협력”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이 강조하는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은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및 그린 뉴딜 정책과 일치하므로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전 국민적인 방역 협조도 재차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춥고 건조한 날씨가 코로나가 확산하기 좋은 조건인 데다 이동과 모임이 많아지는 시기여서 코로나 재확산의 우려가 크다”면서 “철저한 생활방역이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며 경제를 살리는 길임을 특별히 유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독일·일본 등의 코로나 확진자 폭증을 언급,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국내 감염자 수가 100명 내외 수준에서 통제되고 있어서 매우 다행”이라면서 “K-방역의 우수성을 다시 확인하면서도, 우리 역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되새기게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밀집·밀폐 장소에서의 집단감염과 지인 모임 등에서의 조용한 전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더욱 경계를 늦출 수 없다”면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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