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주요 철새도래지 10곳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는 'AI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산불진화차에 군제독기까지 방역 자원을 총동원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 봉강천과 28일 경기 용인 청미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다. 이어 30일 전북 군산 만경강, 지난 2일 경남 사천시 사천만과 충남 아산 곡교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잇달아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다.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란 항체를 만들어내도록 면역 체계를 자극하는 물질을 말한다. AI 항원이 나오면 해당 개체는 물론 검출지점의 상당 부분이 바이러스로 이미 오염됐다는 것을 뜻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항원이 검출된 지점의 주변 10개 철새도래지의 하천 양쪽 3㎞ 이내를 시료 채취일로부터 21일간 AI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하고 강화된 방역 조치를 적용 중이다.
철새도래지 10곳은 경기 청미천과 안성천 진위천 등 3곳, 충남 봉강천과 병천천, 풍서천, 곡교천 등 4곳, 충북 무심천과 보강천, 미호천 등 3곳이다.
대상 지역에는 △차량과 사람 출입통제 △방역에 취약한 가금농장의 차단·소독 △축산차량 관리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지난달 강원 화천 양돈농가에서 재발한 뒤 현재까지 추가 발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사육돼지로의 확진은 막았지만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는 지속적으로 ASF 검출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날이 추워지면서 야생멧돼지가 먹잇감을 찾아 도심에 출몰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인근에서 야생멧돼지 출몰이 잦은 것은 물론 최근에는 세종과 대전 도심에까지 야생멧돼지가 내려와 위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방역 당국은 소독차와 함께 광역방제기, 산불진화차, 군 제독차량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ASF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겨울철이 되면 찾아오는 구제역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제역은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에 속하는 동물에게 퍼지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한번 발생하면 매우 빠르게 번지기 때문에 축산농가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구제역은 지난해 1월 충북 충주의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잠잠한 상태다. 서해안과 접경지역, 최근 2년간 구제역 감염항체(NSP)가 검출된 시·군의 소·염소·돼지농장 1만5803호를 상대로 시행한 전화예찰에서는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초 인천 강화지역 소 사육농장에서 감염항체(NSP)가 검출돼 구제역 역시 긴장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구제역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위험시기인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소·돼지 분뇨의 권역 외 이동제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서해안과 접경지역의 소·염소·돼지에 대해서는 구제역 백신 보강 접종을 완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오염원과 농장을 격리하는 것과 오염원을 철저히 소독하는 것이 가축방역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며 "오염원과 농장에서 차량·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소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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