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C “SK이노베이션 주장 ‘LG화학과 부제소 합의’ 성립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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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11-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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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중앙지법 이어 미국서도 배터리 특허 소송서 수세 몰려

LG화학과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수세에 몰리게 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과거 '부제소 합의'에 따라 LG화학이 제기한 배터리 특허 소송이 성립될 수 없다는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기각했다. 지난 8월 말 서울중앙지법이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기각한 데 이어 미국 ITC도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TC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의 부제소 합의 관련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LG화학의 요청을 수용하는 약식 판결을 지난 5일 내렸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10월 LG화학과의 합의문을 바탕으로 당시 합의에 따라 LG화학이 제기하는 특허소송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쳐왔다.

2014년 10월 양사는 "2011년 이후 계속된 세라믹 코팅 분리막에 관한 '등록 제775310호' 특허 관련 모든 소송·분쟁을 종결한다"며 "향후 직접 또는 계열회사를 통해 국내·국외에서 상호 간 특허침해금지나 손해배상의 청구 또는 특허무효를 주장하는 쟁송을 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이 부제소 합의 유효 기간은 10년으로 정했다.

그런데 LG화학이 지난해 4월 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다. 같은해 9월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다시 LG화학도 맞소송을 냈다.

이같은 LG화학의 맞소송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소송 대상이 과거 부제소 합의 범위 내에 있어 합의 파기이므로 해당 소송이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LG화학은 "부제소 합의 대상은 한국 특허(775310)로만 한정됐으며 한국 특허와 미국 특허는 각국 특허독립에 따라 완전히 별개"라고 반박해왔다.

그러자 SK이노베이션은 작년 10월 서울중앙지법에도 같은 주장으로 LG화학이 ITC에 제기한 소를 취하하라고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지난 8월 말 SK이노베이션의 소 취하 청구는 각하하고, 관련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2014년 합의 내용에 '미국'에서 제소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LG화학은 미국 ITC에 국내 1심 재판에서 자사가 승소한 내용을 언급하며 부제소 합의는 해외 특허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역시나 SK이노베이션은 반대 의견을 냈으나 이번에도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한 상태로 조만간 2심이 열릴 예정이다. 또한 ITC에서 향후 소송 절차에서 자사 주장을 충실히 소명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양사가 국내외에서 벌이는 다수의 소송 중 본사건격인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ITC의 최종 판결은 두 차례 연기돼 다음달 10일 나올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제기한 특허소송은 내년 7월19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은 내년 11월30일로 최종 판결이 각각 예정돼 있다.

다음달 예정된 ITC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외에 여타 특허소송은 시작 단계로, 양사의 국내외 배터리 소송전은 짧게는1~3년, 길게는 5년 이상 장기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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