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건조하고 쌀쌀해지면 더 심해지는 질환이 ‘건선’이다. 두피, 팔꿈치, 다리 등 피부가 붉어지고 은백색의 비늘(각질)로 뒤덮이는 질환이다. 건선은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피부 병변 외에도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건선의 증상 및 원인부터 치료·관리법까지 올바른 건선 정보를 양방과 한방의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정기헌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 “재발 방지 최소화…삶의 질 개선이 중요”
“건선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일시적인 질환이 아니다.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만성재발성 질환으로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에선 면역학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기가 다양한 붉은색 발진이 팔꿈치나 무릎, 두피, 몸통 등에 생긴다.
건선 치료의 목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병변 개선으로 재발을 방지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국소 도포제, 광선치료제, 전신치료제를 활용한다. 다만 이러한 치료에도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다면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다.
금주와 금연은 건선의 치료와 예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알코올을 하루 80g 섭취하는 남자의 경우 건선 위험률이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루에 1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선이 악화될 위험이 2배 이상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형철 자생한방병원 원장 “인체 면역력 활성화해 스스로 건선 치유”
“건선의 원인은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환자의 약 30%에서 가족력을 발견할 수 있으며, 연령대로는 10~30대에 가장 빈번히 발생한다.
한방에선 건선을 주로 체내에 쌓인 독소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져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독소들은 우리 몸에 음식물, 약, 상처 등을 통해 들어오게 되는데,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간의 해독 기능이 독소들을 걸러준다. 그러나 잘못된 식습관이나 부족한 수면, 직장·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과 간 기능이 약해지면, 미처 해독하지 않은 독소가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고 피부까지 영향을 끼쳐 건선을 포함한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한다.
한방 치료에선 인체 내부의 면역력을 활성화해 피부에 산소 및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고 독소를 제거해 스스로 건선을 치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로 침, 약침, 한약 등의 치료법이 있다. 침 치료를 통해 전신의 긴장을 풀고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이후 항염증 작용이 뛰어나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 속도를 높이는 약침으로 건선이 커지거나 새로 발생하는 것을 억제한다. 환자 개인의 체질에 따라 생지황, 목단피, 황금 등 피부 질환 치료에 효능이 있는 한약재들로 처방한 한약을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생활습관도 건선 예방 및 완화에 매우 중요하다. 우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길러 면역력을 올리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 조절과 함께 물을 많이 마셔 피부를 촉촉하게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운 계절에는 보습제를 자주 바르는 것이 좋다. 목욕은 되도록 가볍게 끝내고 비누 사용은 최소화한다. 지방이 많은 인스턴트, 튀김, 육류 등 음식은 피하고 채소나 과일 섭취 늘리는 식습관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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