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참사 특별법)에 따라 2018년 12월 11일 공식 출범한 사참위는 다음달 10일 2년 동안의 활동을 마무리한다.
앞서 박근혜 정권 당시 세월호 참사 1기 특별조사위원회와 가습기살균제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제대로 사실관계·책임소재를 규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사참위는 출범했다.
사참위는 출범 당시 직권조사 51건과 피해자에게서 접수받은 신청조사 26건을 수행했다. 이 중 중간발표 형식으로 조사 결과를 외부에 알렸다. 하지만 대부분 아직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피해자 사찰·세월호 CCTV 조작 진상 확인 '현재진행형'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SK케미칼·애경산업 직원들이 피해자 동향을 은밀히 사찰해 온 정황을 포착해 지난달 13일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사참위에 따르면 SK케미칼·애경산업 이슈대응·피해자소통 담당 직원들은 2019년 5월께 피해자들이 모인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 온라인 사이트 실명제 전환 과정에서 피해자라고 속여 지속적으로 게시글을 열람했다. 2018년쯤부터 제3자 명의를 사용해 피해자 온라인 모임에서 활동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사참위 측에 따르면 검찰에 수사요청서를 제출한 이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참위는 검찰이 해당 내용을 내부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참위가 공개한 세월호 폐쇄회로(CC)TV 조작 관련 특검 임명 요청도 국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사참위는 지난 9월 승객들의 마지막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CCTV 영상 저장장치 DVR(digital video recorder) 조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해군이 DVR 수거과정도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사참위는 10건 사안 등을 국회에 특검 임명 요청한 상태다.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수색 적정성·청와대 참사 최초 인지 시점 등도 요청 내용에 포함돼 있다. 국회에서 해당 요청은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참위는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피해구제법 시행령을 개정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군부대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사용되는 사실도 새롭게 밝혔다.
활동기간 연장될까...박주민 의원, 특별법 개정안 발의
해당 내용뿐만 아니라 사참위 인력이 부족한 것에 비해 조사 대상은 방대해 2년 만으로 정부 관리·감독 책임까지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는 게 사참위 시각이다.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사참위 활동기간 연장·조사권한 강화·세월호 관련 범죄 공소시효 정지 등을 골자로 사회적참사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방대한 내용을 2년 안에 규명할 수 없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앞서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전국을 돌며 특별법 개정 청원과 박근혜 대통령 기록물 공개 청원도 동의 운동을 벌였다. 해당 청원들은 10만명 동의를 얻어 각각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와 운영위에 회부된 상태다. 4·16 가족협의회 측은 "개정안이 이번 달 안에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나중에 재출범하더라도 12월에 활동을 종료해야 한다"며 사참위 조사 과정 공백이 생기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사참위 측은 국회 판단을 기다리겠지만 실무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모두를 감안해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참위 활동 과정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도 나온다. 활동 기간 연장이 아니라 인적 청산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지금까지 사망자만 1566명에 달하는데 가습기소위는 정부 대응 적정성·기업 책임 등 진상규명에서 내세울 만한 성과가 거의 없다"며 "활동 시한을 연장하는 것보다 인적 청산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조속한 책임규명을 위한 대책을 국회 차원에서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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